북적한 레인이 한산해질 때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 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
24절기 중 가장 귀여운 소개말을 가진 열네 번째 절기, 처서가 지나며 백로가 다가온다. 백로는 9월 7일 무렵으로 밤 기온이 내려가 풀잎에 흰 이슬이 맺히는 절기다. 후덥지근한 여름이 지나가며 가을이 왔음을 알려준다.
누군가는 무더운 온도를 시원하게 날려버릴 여름이 수영하기 딱 좋은 계절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부터가 진짜 수영하기 좋은 시기다.
수영장을 오가며, 점점 단풍놀이하기 좋은 시기가 되어간다. 더위에 지쳐 에어컨을 찾아 삼만리 시기를 지나 선선한 바람에 기분 좋게 수영장으로 향한다.
여름방학 동안 개인/그룹강습을 받으며 재잘거리던 아이들도 물러가고, 무더위를 이겨내고자 일시적으로 수영장으로 몰려든 사람들도 줄어들었다.
북적거리던 레인이 한산해지니 내가 만든 물살을 오롯이 느끼고, 찰싹 찰싹 내 몸이 만들어내는 물소리도 더 귀에 잘 들려 물속 명상하기가 더 좋다. 그만큼 스트레스를 물속에 다 풀고 나와 몸도 마음도 상쾌해진다.
수영을 만족스럽게 하고 나오면 거센 비바람도 아름답게 보이는데, 높아진 하늘과 초록초록 나무들이 노랗고 빨갛게 물드는 것을 보면, 오늘 하루는 나를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겠구나 싶어진다.
뜨거운 햇빛을 피하느라 자동차 아래에 있던 고양이가 풀밭에서 뒹굴거린다. 너도 가을의 선선함을 만끽하는구나. 잠자리가 높이 난다. 수영장 물을 가르는 것도 황홀한데, 높아진 파란 하늘을 가로지르는 것은 얼마나 황홀할까.
집으로 돌아가는 길, 빨갛게 노랗게 물든 단풍을 눈에 담으며 온 세상을 다 가진 느낌을 누린다. 그래, 바로 이 맛이지.
수영장에서 물을 가르며 세상을 다 가지고, 땅 위에서 가을이 보여주는 풍경을 눈에 담으며 또 한 번 세상을 누리는 맛.
수영하기 딱 좋은 계절, 가을이다. 물론, 겨울, 봄, 여름에도 수영하기 좋은 이유가 생기겠지만, 지금 이 순간, 이 계절이 수영하기 딱 좋다.
이렇게 계절이 주는 선물을 온몸으로 느끼며 깨닫는다. 특별한 무언가를 찾아 먼 곳으로 갈 필요 없다는 것을. 가을 수영장에서 물을 가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단풍을 바라보는 것. 이런 소소한 일상이 우리에게 가장 큰 행복을 선사한다.
오늘도 당신만의 '이 맛'을 찾아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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