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_나만 창피한 거 아니죠?
아메리카노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유의 쓰고 텁텁하고도 신 맛이 참으로 별로다. 돈 주고 사 먹어야 하는 음료 중 가장 돈이 아깝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종종 콜드 브루는 사 먹는데 아메리카노보다 조금 짙으면서 시고 텁텁한 맛이 덜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콜드 브루를 마실 때는 대부분 데이트할 때이다. 식사 후 마실 수 있는 음료는 한정적인데, 칼로리를 생각하며(그럴 거면 밥 먹기 전에 생각해야 했지만) 음료를 고르자면 역시 커피다.
아메리카노, 아니면 콜드 브루. 문제는 콜드 브루라는 커피의 특성인데. 이름에도 콜드라는 말이 붙어있는 만큼 핫과 아이스로 나뉘어 있는 다른 음료와는 조금 다르다. 나는 관성적인 사람이라, 삶의 방향이 한 방향이고 습관대로 움직이다 보니 이런 일이 종종 있다.
“콜드 브루 주세요. 어, 따뜻한 거 먹을래? 아님 아이스로?”
“…….”
그래, 알고 있다. 정말 창피한 건 남 때문이 아니라는 거, 나 때문이란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