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조금씩 변화하기

식습관 개선과 운동을 통한 감정 변화

by yumyum

몸을 쓰는 일은 나와는 상관이 없는, 다른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이라고만 생각했다. 사회생활을 하는 동안은 아무 생각 없이 하루를 버텨냈던 것 같다.


그래픽 디자인 작업에 컴퓨터와 씨름하는 전형적인 저질체력 사무직 노동자.


먹거리는 넘쳐나고, 너무 쉽게 음식을 문 앞까지 얻을 수가 있다.

결혼하고 출퇴근 시간을 거리에 버리게 되면서 늦어진 저녁은 퇴근길에 익숙하게 배달앱으로 들어가 치킨, 족발, 피자 같은 정크푸드 위주로 주문을 하게 된다. 그리고 시원한 맥주 한 잔으로 피로를 풀고, 나의 육체는 바로 잠자리로 향한다. 새벽 6시에 알람이 울리면 1~2분을 조금만 더를 외치면서 침대를 박차게 나오지를 못해 피로에 누적된 눈으로 샤워를 하며 2시간 남짓 대중교통에서 잠을 청한다. 사무실에 도착하면 따뜻한 커피와 베이글 또는 빵으로 아침을 때우고, 12시가 되면 점심을 먹고, 간식을 먹는다. 그렇게 하루가 반복되고, 일주일이 쌓여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된다.


의식의 흐름대로 먹고, 음식은 입으로만 넣으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마흔이라는 숫자가 나에게 찾아왔을 땐, 흘러내리는 나의 육체로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을까라는 우울함이 가득 채워졌다. 그럴 때 찾는 음식은 케이크와 크림이 가득한 빵, 씹지 않고, 달달함으로 입 안을 채우면 순간 기분이 좋아졌다가 다시 기분이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했다.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움직임도 적어지고, 그나마 하던 요가 수업도 언제 오픈할지 몰랐다. 한 번 자리에 앉으면 내가 몇 시간 동안 앉아서 작업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손가락만 움직이고, 자세도 점점 구부정해짐을 느꼈다. 그렇게 2년을 보내면서 마흔을 맞이한 것이다.


원래부터 위염이 있긴 했었는데, 대수롭지 않게 음식을 먹고 헛구역질을 하곤 했다. 잠을 자도 계속 피곤하고, 점점 무기력함과 짜증, 가만히 있어도 온 몸이 아팠다.


4년만에 건강검진을 했고, 만성위염과 오바이트를 하면서 식도염도 생겼다. 맥주와 야식은 높은 체지방을 주었고, 중력으로 흘러내리는 살과 축 처진 엉덩이, 곧 날아갈 것 같은 팔뚝살을 주었다. 무너진 자세와 처진 엉덩이를 본 신랑은 PT를 끊어주었다. 운동이라고는 숨쉬기, 요가가 전부였던 나에게 쇳덩이로 가득 찬 헬스장을 찾는다는 건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다. 우락부락하고 태닝 한 멋진 트레이너들 속에서 잘할 수 있을까. 몸에 달라붙는 레깅스를 입는 부끄러움과 두려움 여러 감정들이 스치고, 앉았다 일어나는 스쾃 자세조차 5개도 못하는 근력으로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생각으로 가득 찼다.


식사의 즐거움을 알고, 운동을 하면서 삶의 질을 높이는 시간이 축적되면서 나는 조금씩 변화되고 있다.

운동을 하면서 한 달동안은 부정적인 생각과 의문들은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뀌고, 음식도 조절해 나가면서 식습관과 생활습관도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우울한 기분이 느껴진다면, 음식의 변화를 느껴보면 좋다고 한다. 기분이 우울할 때 생각났던 케이크, 씹지 않아도 삼켜지는 달달한 빵, 과자, 떡, 그리고 맵고, 짜고, 튀긴 음식만 피해보라고 조언해주신 덕분에 조금씩 바꾸기 시작했다. 정제 탄수화물은 먹고 나면 순간 기분 좋고, 행복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그런 음식을 찾게 되는 탄수화물 중독이 된다.

아침: 삶은 달걀, 고구마, 그릭요거트, 우유 150ml, 블루베리

아침을 거르거나 베이글, 떡으로 끼니를 때우던 습관도 매일 먹되 먹거리를 바꾸기 시작했다.


점심 :백미, 양배추, 참치, 쌈장, 달래장, 야채볶음, 마늘종, 진미채
점심 : 백미, 돼지고기 김치찌게, 마늘종, 브로콜리, 진미채

식습관을 바꾸기 전의 난, 맵고, 짠 반찬으로 뱃속을 채웠다. 위의 사진은 원래 먹던 식사에서 양만 덜어내거나 국물을 없애기 시작했다.

간식 : 오이, 방울토마토, 당근

간식도 과자나 빵에서 칼로리가 적은 채소로 바꾸기 시작했는데, 사실 너무 좋아하는 간식과 멀어지는 게 힘들었다. 간이 안 된 채소에서 처음에는 아무 맛도 못 느끼고, 씹는 데에만 열중했던 것 같다.

저녁 : 고구마, 삶은 달걀, 양배추, 쌈장, 볶은 야채, 그릭요거트

늘 치킨과 족발 과한 음식으로 배를 채우던 습관도 조금씩 줄여나가고, 일정한 시간에 규칙적으로 먹도록 노력하기 시작했다. 사람은 참 변하기 쉽지가 않다. 이렇게 며칠만 하고, 다시 이전에 먹던 음식 생각으로 머릿속을 가득 메우기 시작한다. 식사 일기를 쓰면서 일주일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해보려고 노력했다.


일주일이 쌓여 한 달이 되고, 한 달이 쌓여 반년이 되고, 반년이 일 년, 아주 작은 변화이지만, 조금씩 바뀌어 나가는 모습을 기록하고 보니 어느새 건조했던 피부는 촉촉해지고, 군살이 탄력감이 붙기 시작했다.

돼지 목살 오븐구이, 꽃게 로제파스타

요리실력이 좋은 신랑 덕분에 부끄럽지만 식습관을 바꾸기 전의 난 맛있어서 급하게 먹기도 하고, 배가 불러도 만들어 준 성의 때문에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


식사시간에 집중하고, 오래 씹으려고 노력하며, 포만감을 가지면서 즐겁게 하는 식사시간을 늘려갔고, 시간이 지나면서 현미밥 또는 흑미밥으로 바꾸어갔다. 중간에 간식도 줄이면서 나는 변화를 느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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