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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myum Oct 23. 2022

[기록] 02 영수증 기록

영수증을 기록하게 된 계기

영수증을 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을 하는 듯 아주 생생하게 추억할 수 있어서 좋다.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내용과 기억과 감정이라는 상반되는 두 가지의 정보를 이질감 없이 고스란히 담아내어 추억을 되살리는 데엔 이만한 재료가 또 없다.


물론 핸드폰 등으로 사진을 찍어 남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가로 세로 선들을 하나씩 그어가며 남기는 아날로그 방식은 오래도록 더 선명하게 기억에 남게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기분과 감정을 오롯이 담아 내기에는 사진이란 도구로는 분명 한계가 있었다.


영수증을 받으면 기본적으로 많은 것들이 기록되어 있다.

장소, 시간, 구매한 품목 등..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추억을 소환할 만한 최소한의 기록들은 야속한 화학 반응들로 인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낙서 같은 그림만 남아있는 것이 재미있기도 했다. 완벽하게 기억해 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흐려지고 좋았던 기억들만 남겨두는 영수증이 가진 인간적 모습이 마음에 든다.

시간이 지나면 지워지는 영수증 기록

타국으로 여행가서 물건을 구매후 받는 영수증엔 수기로 적어주는 곳에서는 왠지 따뜻함이 느껴진다. 낯선 언어로 되어있어 어떤 물건을 구매했고, 먹었는지 몰라 그림을 그려 기억을 더 선명하게 남긴다.

낯선 언어로 적힌 영수증 기록

AI가 그림을 그려주는 최첨단의 디지털 시대에 한참이나 뒤떨어져 보이지만 나는 삐뚤고 정형화되지 않은 그림들이 더 따뜻하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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