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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쪼 Feb 28. 2023

예민한 사람들의 장점

멋지고도 버거운 인생살기




# 예민한 사람들의 특징



타고나기를 민감한 기질이었던 나는, 오랫동안 예민함을 부정적으로만 생각했다. 스스로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민하다는 것을 주변에 알리면 사람들이 유난스럽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하는 고정관념도 있었다. 하지만 삼십 대 중반을 넘어서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었고, 나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면서 민감한 기질이 사실은 좋은 점도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민한 사람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작은 습관>의 저자 니시와키 슌지는 예민한 사람들의 대표적인 특징을 다음과 같이 크게 네 가지로 설명했다.


첫 번째, 복잡한 생각과 사려 깊음.

민감한 기질을 가진 사람들의 상당수가 내성적이며 사색적인 경향이 있다. 형식적인 겉치레에 서툴며, 한 가지를 오래 생각하는 면이 있어 소극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두 번째, 과잉자극

타인의 감정이나 현장분위기, 사건들을 다른 사람들보다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상대가 조금만 싫어하는 내색을 보이면 긴장해서 피로를 느끼기도 한다. 심지어는 지인들과 즐거운 활동을 하여도 피곤해한다.


세 번째, 감정이입과 공감성

책, 영화, 그림과 같은 예술작품과 자연의 경치에 깊이 감동한다. 또한 타인에게 세심하게 신경 쓰지만 가끔은 배려가 지나쳐 지쳐버리거나 상처를 받기도 한다.


네 번째, 예민한 오감

사람이 붐비는 곳, 어질러진 공간처럼 시작적인 정보가 지나치게 많은 경우에 피로를 느낀다. 까슬까슬한 촉감, 진한 냄새, 카페인이나 식품 첨가물에도 자극을 받기도 한다. 큰 소리뿐만 아니라 냉장고 소리, 시계소리에도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예민한 사람들은 주변 환경의 크고 작은 이벤트에 자극을 많이 받는 편이다. 이런 특징들 때문에 에너지가 빨리 소모되어버리기도 한다. 결국에는 계획했던 일을 기한 내에 마무리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고, 스스로를 끈기가 부족한 사람이라고 결론 지어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예민함이 가지고 있는 특징 덕분에 얻는 좋은 점도 있다.







#예민한 사람들의 장점

내가 생각하는 예민한 사람들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눈치가 빠르다.

현장의 분위기나 상대의 감정을 빨리 캐치하는 편이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을 마주했을 때 느껴지는 아우라로 상대의 컨디션이 파악되기도 한다. 관찰력이 좋은 편이라 몇 번 만난 사람들의 성향도 빨리 알아차린다. 그런 경험들이 누적되어 '인간'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편이다.

  

두 번째, 뛰어난 공감능력과 배려

상대에 대한 파악이 잘 되어 있어 배려를 잘한다. 배려 고수들은 심지어 상대가 부담스러워할 것까지 고려하여 배려를 한다. 거절이나 부탁을 할 때도 타인의 입장에서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쿠션 언어를 잘 사용한다.


세 번째, 꼼꼼한 일처리 능력

예민한 기질의 사람들은 자신의 분야에서도 기지를 발휘한다. 섬세하고 꼼꼼하여 기록을 잘하고, 다른 사람들이 미처 보지 못한 부분까지 챙긴다. 서비스직 혹은 사람을 대하는 직업에서 디테일하게 신경 쓰는 면모가 고객들에게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큰 장점으로 발휘된다. 예술분야에서도 깊이 사색하고, 풍부하게 펼치는 상상력으로 많은 이들에게 긍정적인 영감을 주기도 한다.


네 번째, 양심적이다.

내가 만난 민감한 성향의 사람들 대부분이 굉장히 양심적이었다. 때로는 이상적인 높은 기준 때문에 과하게 양심적이고 자기비판적인 경향이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실수를 반성하고 성찰적인 태도를 가진 겸손한 사람들이 많았다.


다섯 번째, 이해력이 빠르다.

원리에 대한 이해력이 좋아서 습득력이 빨랐다. 어느 분야에서든 필요한 정보를 잘 수집하고, 활용하는 데에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이 많았다. 한 번쯤 주변에서 '똑똑하다'는 칭찬을 들었다면 그런 능력을 지닌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외에도 한번 마음먹으면 완벽에 가깝게 정리하는 능력, 위험 상황을 빨리 감지하는 능력, 관심분야를 깊이 파고드는 전문가적인 면모가 있는 등의 멋진 사람들이 많다.






# 특별한 무기



이렇게 민감한 기질의 사람들은 외부의 자극을 버거워하지만 삶을 풍부하게 살아가는 특별함을 가졌다. 때로는 과거의 나처럼 자신의 예민함을 증오했던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꼭 기억하자.

예민한 기질은 없앨 수도, 없앨 필요도 없다.

자극과 스트레스를 잘 다스리고, 우리가 가진 특별한 무기들을 잘 활용해 보자.



(다음 편에는 이런 '예민함을 다스리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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