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피카타임 Jan 15. 2024

이번 1월.

지인의 지인 중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죽은 사람이 두 명, 농약을 먹고 죽은 사람이 한 명, 동맥절단으로 죽은 사람이 두 명, 목을 매서 죽은 사람이 두 명, 그리고 죽은 방법을 듣지 못한 사람도 한 명 있다.
가끔 자살하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 볼 때 마지막 그 고통, 목숨을 잃을 만큼 자신이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가해야 하는 그 고통이 무참하다고 생각했다.

작년 말.이라고 썼지만 불과 며칠전이네. 유명 배우의 자살 소식.
어떤 글을 읽다가 문득 그의 죽음이 오늘도 떠올랐다.
그의 죽음이 내게 마지막으로 준 충격은 목숨을 끊는 방법이었다. 그 방법은 떠올릴수록 쉬웠다.

얼마 전 안락사가 합법인 유럽 몇몇 나라에서 시행되는 질소질식사에 대해 며칠 생각에 잠겼었다. 수면상태에서 일산화탄소의 중독도 그와 비슷하지 않을까. 물론 실패하는 경우를 배제한다면.
난 죽는 것보다 사는 게 더 고통스러운 사람들을 보면서 그 죽음의 방법에 배신감 같은 분노가 살짝 스쳤다 지나가곤 한다.
지구상에서 생명력이 가장 강한 존재가 인간이라고 생각한다.
적응, 학습, 사투, 기적, 은총 그 모든 수단을 동원해 기어코 살아내고, 기어코 살려내며 존재해 가는 인생일진대 그것을 끊어 내는 일은 참 가소로웠구나.

새삼 많이 슬펐을 것 같다. 죽은 이가 그렇고, 그를 사랑하는 이들이 그렇고, 그저 나처럼 그를 아는 이들도 그렇고.
그리고 그토록 사소하게도 잃을 수 있는 목숨을 여전히 잃지 않고 살아가고 있음에 가슴을 쓸어내린다. 그리고 여전히 살아있는 사람들. 그들의 삶이 내 감사제목이 된다.

1월. 그렇게 낮은 마음으로 새해의 첫 달을 살고 있다.


keyword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