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학위 논문의.
한 걸음 한 걸음 더디게 걷는 제자가 답답하셨을 텐데도,
‘봉황의 날개를 펼치라’며 끝없는 격려를 해주신 남석인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바쁘신 중에도 아낌없는 조언으로 논문을 세심하게 다듬어주신
최수찬 교수님, 박수경 교수님, 조문영 교수님, 최영준 교수님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했을 때 곁을 내어준 소중한 분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서른 해 동안 함께해준 벗들,
가슴 깊이 묻어둔 이야기를 기꺼이 건네준
스물다섯 명의 연구참여자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누구보다 기뻐하고 계실 어머니와
언제나 따뜻하게 제 삶을 지지해주시는 아버지께 이 작은 결실을 바칩니다.
돌아보면 제 곁에는 늘 따뜻한 기적들이 함께했습니다.
논문 작업에 골몰하느라 봄이 왔는지도 몰랐던
4월 어느 날의 제 일기장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그간 진행했던 인터뷰 내용을 다시 읽으면 마음이 울컥한다.
그 울컥함을 학문적인 문장으로 잘 다듬되,
경험의 주체들이 문장 안에 생생히 살아있게끔 표현하려 노력 중이다.
나의 이번 봄은 이런 노력으로 점철되어 있다.
올해 꽃구경은 동네 슈퍼를 오가며 봤던 집 앞의 벚꽃이 전부이지만,
왠지 가슴에는 연분홍 벚꽃들이 만개한 느낌이다.
학문을 한다는 것은 환희로 눈부신, 빛나는 고통을 맛보는 시간인 것 같다.
지난봄, 벚꽃처럼 제 마음을 물들였던 학문에 대한 경외심을
연구와 삶 속에서 늘 되새기며 살아가겠습니다.
2025년 여름
최 유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