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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유나 Nov 15. 2023

날개

<JOURNAL OF WOMEN & AGING>에 제출했던 논문의 심사평이 왔다.


"몇 가지 수정을 거치면 당신의 논문이 출판에 적합하다는 제안을 합니다."     

"The reviews are in general favorable and suggest that, subject to minor revisions, your paper could be suitable for publication. Please consider these suggestions, and I look forward to receiving your revision.

This is a very impressive study"          


잠자는 것은 커녕, 벼랑 끝에 선 것 같은 마음으로 여름을 거쳐 초가을까지 작업을 했던 논문이었다.  


   




   난 평상시 기도를 할 때 아주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잘 안 하는 편이다. 이미 나의 마음을 다 아시니 굳이 따로 그분께 말씀드려야 할까 싶은 기분도 있고, 또 내가 내 삶 안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기도만 한다고 안 될 일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의 기도는 주로 '제가 지금 이 상황을 당신의 힘으로 잘 이겨내게 해 주세요'이다.     

그런데 아주 구체적인 기도를 했을 때가 있었는데, 부모님이 편찮으셨을 때였다. 그리고 이번이었다. '11월 안으로, 논문의 좋은 결과를 받게 해 주세요...' 나는 간절히 기도했다. 더 기다리기에는 이미 내가 꽤 소진된 상태라 너무 지쳐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해외학술지는 논문의 심사평이 1년이 지나야 오기도 하는데(내가 이번에 제출했던 저널은 비교적 회신이 빠른 편이라고 저널 홈피에 소개되어 있었지만.) 11월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논문의 이런 결과를 받고 보니, 말할 수 없이 감사하면서도 약간 무서웠다. 성경의 등장인물들이 겁내하는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랄까. 이런 감정이 바로 경외심이구나, 하는 느낌.     





  

어젯밤엔 JOURNAL OF WOMEN & AGING, SCI, Q1, 이렇게 세 가지 단어로 검색을 한참 했다. 뭔가 실제 같지 않아서. 저널의 홈피에 기록되어 있던 저널의 순위나 정보가 다 맞았다.     


  




지도교수님은 내 생일 때마다 '용황의 날개를 펼쳐서 구만리를 어서 날아가라'라고 메시지를 보내주시는데, 나는 까치나 직박구리 정도면 족하고 구만리도 무척 과분한 말씀이다. 다만 내 몸에 '날개'가 없는 줄 알았는데, 나 자신이 그것을 꽁꽁 묶고 있었을 뿐 나도 갖고 있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 하긴 교수님도 내 걱정이 많으셨을 거다. 심사결과에 교수님도 참 기뻐하셨다.  다행히 수정사항이 많지 않으니 마무리 잘해서 수정본을 어서 보내야지.     


    




개인적으로 먼저 감사인사 드렸던

멀리, 가까이서 끊임없는 애정과 격려를 보내주신 분들..

그간 저에게 보내주신 메시지에 정말 울컥하도록 감사했습니다.

남은 과정도 잘 마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진은, 마음이 가장 괴롭고 힘들었던 작년 12월에 찍은 불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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