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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유나 Jan 06. 2024

신학에 대해 궁금한 마음

추천받은 책, '가톨릭 신학을 소개합니다'

나는 오랫동안 '학문으로서의 신학'이 궁금했다. 여기에는 사회과학인 인류학으로 인생의 학문을 시작했고 지금은 사회복지로 이어져오고 있다는 것을 먼저 말해야 할 것 같다. 내가 구체적으로 경험한 학문은 사회과학뿐이고 이것은 내 학문의 수준이 매우 미천함을 뜻하기도 한다. 현지조사를 하든, 통계를 돌리든 인터뷰를 하든 뭔가 '실증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자신의 공부를 발전시켜 나가는 사회과학에 비해, 신학은 그 근거 데이터들을 어떻게 제시하는 것인가, 하는 궁금증을 꽤 오랫동안 갖고 있었다. 최근에는 그 정도가 조금 옅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놓을 수 없는 궁금증이었다. 왜냐하면 신앙 혹은 신앙에서의 경험은 지극히 개인적이며 내밀한 것이고, 심지어 신비롭거나 인간의 감각을 넘어설 때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것들을 이해하려면 개인들이 삶에서 경험한 여러 체험과 그 맥락을 먼저 알아야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현지조사가 중요한 연구방법론인 인류학에 대해서도 '문화기술지가 '학문적 글이냐? 에세이 아니냐?'라고 비판(을 가장한 막말)을 날리는 경우가 있으니 말이다. 하긴 사회복지학도 뿌리학문들의 2차 학문이라며 까이는 경우가 꽤 있더라. 그래서 신앙을 말하는 신학이 어떠한 체계로 학문이라는 형식을 갖추고 있을까 하는 생각은 세례를 받았던 2007년 즈음부터 계속 갖고 있었다..



그러다 엄마가 석사논문을 쓸 때 옆에서 이것저것 도와주면서 본의 아니게 '국문학' 공부를 얼핏 하게 됐는데, 문학에서는 연구 대상의 소설 혹은 소설가의 사상이나 삶을 '텍스트'로 삼아 이것저것 비평하고 분석하는 식으로 연구를 한다는 걸 알게 됐다. 그 경험 후에는 성경을 '텍스트'로 삼아 학문하는 방법도 비슷하겠다는 생각을 어느 정도 하고는 있었다.



여하튼 오랫동안 갖고 있었던 고민에 대해 여기저기 질문하기도 하고 찾아보기도 했지만 그 답을 명확하게 얻을 순 없었다. 그래서 나의 궁금증은 그냥 크게 중요하지 않은 궁금증인가 보다.. 하고 마음을 접으려는 찰나, 감사하게도 책을 추천받았다. 초심자가 읽을 수 있는 신학 개론서를 추천해 달라는 내 부탁에 대건안드레아 신부님은 '가톨릭 신학을 소개합니다.'란 책을 추천해 주셨다. 품절된 도서였는데 아슬아슬하게 알라딘 중고서점에 있던 한 권을 구할 수 있었다.  



아직 몇 장 안 읽었는데 문장이 아름답다. 하느님과 세상과 개인이 이어지는 면면을 적은 문장들이 계속 이어진다. 이남인 교수님이 쓰신 '현상학과 질적연구'를 읽었을 때 같은 기분이다. 나도 언젠가 이렇게  '예술적이며 아름다운 학문적 글'과 '사색적이며 학문적인 수필'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 이런 글을 쓰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공부와 고민과, 그리고 마음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세상을 향한 감동이 있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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