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마음 예보

날씨가 달라 기분도 달라

by moonbow

날씨는 매일매일 다르다고 한다. 비슷하게 느껴지고 똑같은 온도와 똑같은 습도로 시작하는 아침 7시가 우리에겐 매일 같은 날씨로 느껴지지만 세상엔 '똑같은' 날씨가 없었다고 어떤 과학자..가 그랬다고 한다.


나의 기분도 하루에도 몇번씩 바뀌고 감정들도 변하기에 같은 날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매일 같은 기분인 것같이 같은 자리를 언제고 맴돌고 있던 적도 많다. 나쁜 기분, 우울한 감정, 슬픔이 내 존재 자체라고 생각했던 시기도 있었고.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그렇게 머물러 있던 나도 지겨워질대로 지겨워졌는지 다른 감정으로 전이되기도 하고 전혀 다른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그런 변화들이 나는 당혹스러울 때도 많았다. 슬프고 우울한 감정이 지속되고 그 감정에 중독되어 기쁘거나 즐거우면 당혹스럽고 불안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일부러 안좋고 슬픈 생각을 오래되어 버릴 때가 지난 이불처럼 꺼내서 덥고 훌쩍거리곤 했다.


하지만 사람이 계속 즐겁고 계속 기쁘고 계속 웃기면 그것도 너무 힘든 증상일 것 같다. 예전 소설반에서 사람이 웃기만 너무 웃거나 너무 울면 죽는다고. 그래서 너무 웃다가 울고, 너무 슬퍼서 울다가 미친사람처럼 웃고. 그런 전환이 없으면 정말 생물학적으로 죽을 수 있을 것 같다. 우울증이 계속되면 조울증으로 변하는 것도 내 추측으론 너무 우울하고 다운되기만 하면 생존해 있을 수가 없으니 갑자기 조증이 찾아와 폭식을 하고 갑자기 쇼핑을 하고 의욕을 내서 일을 벌이고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건지도 모른다. 내가 조울증인지 어떤 상태가 조증인지도 몰랐을 때는 좀 이상하긴 하지만 오히려 좋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조증에서 다시 우울로 떨어지는 그 시기는 정말 발이 닿지 않는 허공으로 계속해서 추락하는 느낌이었다.


사람들은 너무 신나하거나 웃으면 조증왔다고 농담조로 쉽게 이야기한다. '약 먹을 시간 지났어?'라는 말을 농담으로 나에게 많이 한 이도 있었다. 농담이 삶의 진실일 수도 있지만 이건 코믹하게 생각할 상황이 전혀 아니다.


심각한 상황도 지나고 여러 악천후도 겪고 심한 태풍이 지나간 폐허같은 시간도 지나면서 나는 내 상태를 살펴보고 내 기분은 지금 어떤지 관찰하고 물어본다. 비가 오기 전 날 밤 어떤 냄새가 나는 지 아는 것처럼.


죽고 싶고 세상이 다 망했으면 좋겠고 이유없이 눈물이 나고 소리지르고 히스테리를 부리던 어느 날 밤. 절대 이 터널을 빠져나가지 못하고 더 깊은 미로로 들어왔고 내 병은 더 심각해진 것 같다고 절망하던 순간 달력을 보고 깨달았다. 곧 생리라는 사실을. 그리고 다음 날 생리가 시작되었고 아무렇지도 않았고 허무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잊어버리지 말자고. 작은 나비가 날아다녀서 나는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 수도 있다는 걸. 그리고 폭풍이 멈추고 고요해지듯 폭풍이 마냥 계속 되지만은 않을 거라는 걸. 그리고 다이어리를 쓰고 생리날을 잊어서 착각으로 심하게 절망하지 말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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