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대체 뭔지
평범하게 살고 싶다
(평범하다는 어휘가 내겐 이중적으로 느껴진다, 반은 편하게 반은 불편하게)
평범하게 살고 싶다.
요즘 유명한 영화를 친구나 남사친이랑 보러 가고 싶다. 외로워서 같이 본다기보다는 영화를 보고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
연인에게 미주알 고주알 누가 어쨌니, 하고 날 엿먹인 애들이 있으면 욕하고 내 편인 걸 확인하고 사랑받고 싶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
가끔은 여행을 가서 sns에도 올리고 카톡 프사에도 올리고 현실과 다르게 예쁘게 나온 사진을 올리고, '일상의 여유' 이딴 말같지도 않은 말 써놓고 싶기도 하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
적당히 연애를 하고 적당히 결혼을 해서 적당하지 않게 귀여운 아이를 키우고 싶어지기도 한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
평범하게 청약도 넣고 적금도 넣고 조금씩 모아서 부모님 여행도 보내주고 적금 타면 나 자신에게 명품 따위같은 것도 선물해주고.
평범하게 살고 싶다.
정신과 약은 정말 힘든 사람만 먹는 거 아냐? 소설은 왜 읽어? 시집은 왜 돈주고 사는지 모르겠어. 어디 아파트 값이 올랐니? 어디 누구 이혼했다더라. 어디 누구는 병원 차렸다며? 이딴 말같지도 않은 대화를 말같지도 않게 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
난 평범하지, 내가 일반적이지. 넌 진짜 특이하다. 넌 진짜 왤케 예민하니? 이딴 말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고 살면서도 카톡이 쉼없이 울리고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말들로 핸드폰 요금을 무제한이라며 써버리고 그냥저냥 난 행복하다며 착각하고 살고 싶다.
평범하게 사는 것이 제일 좋은 거라면서요? 어머니, 아부지?
이미 어무이, 아버지 부터가 평범하지가 않아요.
평범하고 일반적이라는 것이 권력이 되어서는 안되지 않나요?
특이하다고 특별하다고 주장하고 싶은 건 아니에요.
아침에 차 한 잔, 좋은 음식, 스트레칭, 고양이와의 인사, 오랜만에 우연히 듣는 예전에 좋아했던 음악, 달콤하면서 씁쓸한 초콜릿, 따뜻한 샤워.
이런 평범한 것들을 특별하게 느끼는 사람이 되고 싶은 것 뿐이에요.
그렇다면 난 정말 평범하게 살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