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길 네 마리의 고양이 형제들은....
이를 어찌해야하나....라는 생각뿐이었다.
273버스안에는 햇살이 비스듬히 들어오고 있었고 작은 박스 안에는 네 마리 고양이들이 부스럭부스럭 양양 거리다가 곤히 잠이 들었다. 병원에 들러 해충제와 간단한 검사를 했다. 그 비용만(구조고양이라 30% 할인을 받았음에도) 8만원 가까이 됐다. 친한 언니가 아기 고양이들은 보호소에 가자마자 안락사라는 말을 듣더니 귀중한 5만원을 입금해줬다. 큰 힘이 되었다.
병원에서는 나와 비슷하게 길양이를 입양한 한 커플이 있었다. 병원에 기다리던 사람들이 와서 구경을 하고 한 아주머니도 와서 보더니 너무 예쁘다고 했지만 다들 금방 돌아섰다. 아주머니는 예전에 자기도 보일러실에서 애기 고양이들을 봤었다고 구했었다고 하며 약간 울컥하시며 돌아서셨다. 그렇게 키우던 아이가 세상을 떠났을까...싶었지만 난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앞길이 막막했다.
와서 눈곱도 떼주고 고양이 티슈로 털도 닦아주고 밥도 먹이고 물도 먹이고, 결국 작업방에서 계속 영역을 넓히려던 아이들이 수면방까지 왔다. 지금 저 아이는 소.나.무.길 중 첫 째로 소야라고 몇 번 불릴 시간도 없다가 지금은 왈츠가 되었고, 지금 저 요가폼롤러는 스크래쳐용으로 저런 뽀얀 자태를 잃었다.
얘는 무야인 모양인데..... 이 아이가 가장 안타까운 아이다.
신나서 돌아다닌다.
이 아이는 지금 '삼바'로 개명을 하고 저때부터도 지금까지 내 품을 좋아하는 아이다. 저렇게 자고 그 때도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내 얼굴을 계속 쳐다보고 꼭 안기려고 하고 애교가 너무 많아서 이 아이는 키울까, 고민을 정말 많이 했던 아이. 지금은 온갖 사랑을 독차지하는 여복많은 삼바.
다 짐으로 다가왔던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