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작은 사건들 8

고양이 탐정 - 헐헐헐!!!!

by moonbow

첫째 라라를 키우기 시작하고 원룸의 계약은 약 5개월 정도가 남아있었다.

그리고 지인의 고양이를 봐주던 곳에선(마포) 그냥 쓰레기 종량제봉투에 버렸다.

아마 구 마다 고양이 감자(오줌), 맛동산(똥)을 버리는 방법은 다를 것이다.

처음엔 두부 모래(변기에 바로 버릴 수 있는 두부찌꺼기로 만든 모래)를 사용해서

별 걱정이 없었다. 하지만 임시 고양이가 한 마리 생기고 우리 첫째 라라도 모래를 더 선호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마 모든 고양이들이 자연적인 모래에 가까운 벤토나이트 모래를 좋아할 것이 다냥.


근데 결국 이 모든 것이 큰 문제를 불러 일으키고 말았다.. ㅜ

종량제 봉투에 버리던 것이 원룸 청소 아줌마에게 걸리고 매일 하수구에 고양이 똥을 버린다고 루머까지 생기고 결국 원룸 건물에 다소 적대적인 관리인 아저씨의 대자보가 붙었다.

사실 그 때까지는 나인줄도 몰랐다. 난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잘 싸매 버렸고 그것이 잘 못 된 것인줄 조차 몰랐던 것이었떤 것이 었다냥.


결국 cctv까지 돌리고 어쩌구 하더니 나에게 문자가 왔다. 아주 쫄보이고 뭔가 처음부터 동물을 싫어하는 사람들때문에 서울에서 이 아이들을 키울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던 나는 하아... 머리 싸매고 누워있는 지경까지 간 것이었다. 마음이 조마조마하고. 집을 구하러 다니기도 했지만 바로 갈 수도 없었다. 그래서 지인의 지은을 통해서 작업실을 하나 구해서 그 곳에 고양이 두 마리를 잠시 두기로 했다.


IMG_1140.JPG 라라 - 나의 첫 고양이




하지만

고양이는 '공간의 동물'입니다.



이틀 밤을 같이 했지만 두 놈은 숨어서 나오지도 않았다. 저도 제 공간이 아닌 곳에서 자기가 그래서 잠시 집에 다녀왔지요. 그런데 그런데! 공기가 너무 텁텁해서 창문을 살짝 열어놓았는데 방충망을 뚫고 라라가 나갔다.


그 때의 심경이란!!!


하지만 엘립이란 임보냥은 라라가 없어진 것을 알고 기분이 매우 좋았다.


그 때부터 울 것처럼 온 거리를 쏘다니고 팜플렛도 만들고 또 뭐지 집 주변 곳곳을 다 뒤지고 돌아다니고 정말 고통스러운 12시간을 보냈다. 그 때의 전 남자친구는 그냥 잊으라고했고 많은 사람들이 어차피 고양이는 집을 잘 나가지 않냐며 그냥 놔뒀다는 얘기를 종종했다. 하지만 난 고양이 탐정 카페도 가입하고 이리저리 검색하고 고양이탐정으로 활동하시는 분의 라디오 인터뷰도 들으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접했다.


그리고 가장 큰 조언은 큰 길가에 있던 작업실 밖에서 나와 이야기를 나누던 분들이었다. 그 중에 한 여성분이 어렵사리 촉촉하고 걱정스런 얼굴로 조언을 해주셨다.


개와 달리 팜플렛을 만드는 것은 안 좋다고. 다른 사람들이 고양이의 이름을 부르면 고양이가 헷갈려한다고. 고양이는 집을 나갔을 때 얼마 되지 않았다면 그리 멀리 가지 않고 반경 2,3km 안에 있을 거라고 했다.


사실 뭔가 이동을 할 때나 불안할 때 라라에게 방울 목걸이를 해놓곤 했는데 밤이 되자 창문 가에서 방울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내가 이젠 미쳐서 환청까지 들리나 싶었는데 계속 집 주변을 도는 듯 했다.


그렇지만 나가봐도 보이지 않았다. 이놈의 하얀 고양이.......


IMG_1279.JPG

이 놈의 하얀 고양이 라라, 더 간절했던 건 유기묘였던 과거로 이빨도 다 나지 않고 성격도 좀 사회성이 떨어지고 상처가 있는 아이였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겁많고 많이 말랐던 이 녀석이 내 품에 꼭 안길 때 '죽을 때 까지 널 지켜줄게'라며 맹세를 했다. 또 다시 그렇게 털 빠지고 못 먹고 싸움 실력이 형편없는 아이가 길거리에서 얼마 못 살 것 같아 너무나 괴로웠다. 2년이나 지난 일인데 다시 떠올리니 지금도 심장이 벌렁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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