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의 마지막 탈출 so far
라라와 임시 보호하고 있는 고양이 때문에 나는 이사를 했다.
그 사이 고양이 똥은 내가 어떻게 알아서 처리를 했다. 건물주와의 갈등이 있었다.
알아보니 구에 따라서 고양이 모래 똥을 버리는 것은 특수폐기물에 버리는 곳이 있었다.
마포에서는 그냥 쓰레기 통에 버렸는데. ㅜ
집을 알아보러 다니면서 고양이가 있다고 먼저 말하지 않으면 홀대 받거나 뭐라고 나보고 하거나
화를 내거나 그런 경우도 많았다.
그러다가 잘 안나가서 지하방 가격으로 나온 1층이 있었다. 무엇보다 넓었고 1층이었고 오래된 주택이었지만 그래서 더 튼튼하고 천장이 높아서 좋았다.
이사 한 후에 아이들은 계속 숨어 있었다. 아직은 더운 9월 이었기때문에 살짝 문을 열어놓았다.
그리고 그 날 아침 일어나니 뭔가 굉장히 썰렁한 느낌이 들었다. 방문 사이 모기장은 뚫리고 흰 털만 남아 있었다. 이번에는 못찾을 것 같지 않았다.
넌 금방 찾고 말지. 하지만 조금 불안하긴 했다.
당연히 이동이 있어서 목에 방울을 안달고 있다가 달아놓았다.
(집사 님들 스트레스 받는다고 목에 안달아 놓으시는 분들 많던데; 저도 방울 달아 놓았다가 스트레스 받는다고 떼어놨는데 ; 혹시 몰라서 이동이 있거나 평소와 다른 상황이면 목에 방울을 달아 놓아 봅시다. 물론 인식표, 그리고 내장 칩까지 하면 너무 좋죠.)
창문 앞 담장에 통조림을 가져다 두었다. 조금 있다 가보니 많이 먹어치웠다.
저녁이 되니 사방이 조용해져서 그런지 또 방울 소리가 났다. 내가 애타게 찾던 오른쪽이 아니라 왼쪽에서 나는 소리였다. 고양이들이 좋아할만한 구석구석과 미로같은 담장들이 있는 곳이다.
카메라의 라이트를 켜고 CSI 처럼(여러분 방에서도 귀걸이나 작은 거 찾을 때 불 끄고 카메라 켜서 찾으면 잘 찾아집니다.) 구석구석을 비췄다. 왠지 구석이라서 숨어 들어갈만한 곳으로.
역시 사람이 잘 안다니고 어두운 저녁 즈음에 찾는 것이 유리합니다.
아슬아슬한 집과 집 사이를 건너 큰 판자가 비스듬하게 기울어져 있는 곳의 사이를 보니 익숙한 궁뎅이가 보였다. 정말......그 순간의 심장 떨림이란.
반대쪽을 발로 막고 궁뎅이 쪽을 잡아 이불에 감쌌다.
두 눈은 반항심으로 가득차있고 두려움과 무서움, 그리고 이게 다 뭐지? 이런 표정이었다.
데리고 와서 씻기고 드라이로 말리고 내 손 냄새를 맡더니 반항적인 눈빛을 죽이고 이제야 알아봤다는 듯이 그르릉대면서 내 손등을 한 번 햝았다. (평소엔 라라는 내 손을 잘 핥지 않는다.)
으이구.
이젠 방충망도 손질하고 안심하였다. 이사하면서 해프닝이라고 생각이 들었고 다 다시 찾아서 정말 다행이었다.
두번 다 그 당시 남자친구는 못 찾을 거라며 너무 빠른 위로를 했었는데 헤어지길 잘했다.
이젠 밖으로 나가겠다는 욕망은 거의 없는 듯하다. 창문으로 보면 그걸로 족한 듯 하고 그 이후에 삼바랑 싸워서 내가 안고 밖에 나가니 기분 좋아하긴 했다.
두 번이나 나간 걸 보면 예전 주인이 버린 건 아니고 얘가 나갔는데 찾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