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애의 문제 ...
우리집 고양이는 셋이다.
첫 째 라라
둘 째 왈츠
셋 째 삼바
나는 오빠가 있는 딸인 막내이다.
살아오면서 편애가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므로 사랑을 받으려고 노력을 많이 한 편이었다. 성격 자체가 그런 듯 하다.
근데 내가 애들을 키우고 건사하는 입장이 되다 보니 편애를 하게 된다. 차별을 하게 된다.
ㅜㅜ
그도 그럴 것이 사실 둘 째인 왈츠를 내가 키울 생각이 없었다. 그래서 왈츠를 키우는 것은 나에게 어떤 짐, 혹은 내적 갈등을 일으키는 문제가 되었다. 게다가 왈츠의 성격은 나와 좀 맞지 않는다. 말이 많고 득달같고 꼭 바쁘고 그럴 때 귀찮게 한다.
그리고 네 마리의 아기 아이들 중에서 왈츠는 입양이 예정 되어 있던 아이였다. 삼바도 입양을 보낼 예정이었지만 사실 마음 깊은 곳에서는 아무도 입양을 안했으면 좋겠다고 아주 간절히 바랐다. 왜냐면 애교가 너무 많았고 그냥 처음 본 순간 얘는 그냥 내 애다. 이런 느낌이 들었기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궁합도 잘 맞는 편이고 또 무릎냥이였던 성격탓에 사랑을 많이 받았다. 이 때문에 첫째 라라가 삼바를 많이 싫어했었지..... 나 없을 때 삼바 엄청 혼내고 기죽이고. 나 엄청 째려보고 라라가. ㅜㅜ. 그래서 그 이후에는 먹는 것도 라라 위주로, 부르는 것도 라라 위주로 서열 관리를 철저히 해줬다. 그리고 둘의 갈등 사이에서 왈츠의 역할이 지대했다.
라라가 화내고 혼내서 삼바가 구석에 기죽어 있고 라라도 신경질 내고 있으면 왈츠는 둘 사이를 아주 열심히 왔다갔다하며 애교 피우고 마음 풀어주려고 하고 라라에게 장난도 걸고 바빴다, 왈츠.
게다가 삼바와 왈츠는 이렇게 피로 연결되어 있는.....,같이 있는 것이 당연한 남매다.
어렸을 땐 더 애절하게 껴안고 자서 둘을 떼어놓기가 너무 마음 아팠다.
또 하나가 없어지면 스트레스 받아한다는 말에 더 그랬고..... 휴;
아직 중성화 수술을 못 시켜준 것도 왈츠 뿐이다. 삼바와 왈츠가 새로운 아기를 가질 수도 있기때문에 남자 아이인 삼바부터 시켜줬고 그 이후 일이 생각보다 훨씬 더 잘 풀리지 않아 왈츠를 중성화 수술 시켜주지 못했다. 밤새도록 울고 자는 내 얼굴 바로 앞에서 계속 울어대는 통에 화도 많이 냈고 걍 밖에 보낼까, 하는 충동도 들기도 했고 그럴 때마다 왈츠는 득달같이 내가 가는 곳마다 따라다니며 내 옆에 있었다.
신경질과 짜증이 극에 달할 떄(걍 내 삶이나 일상에서) 혼자 소리를 지르거나 그러면 겁쟁이 라라와 삼바는 날 피해서 멀리 도망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옆에 자리를 지키는 것은 왈츠였다.
그런 왈츠 덕에 난 진짜 나쁜 뺑덕어멈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엔 그런 내 갈등이 싫어서(사실 전 남친이 집에 오면 가장 좋아해줬던 아이가 왈츠였다. 가장 똑똑하다고... 둘은 잘 맞았나부지... ) 왈츠를 사랑하기로 다시 한 번 결심했다.
닭가슴살 통조림을 뜯었는데 삼바는 두 여자들 사이에서 기가 죽어있는 듯 하고 신나서 오다가 걍 무서운 척(?) 하며 가버리고 모든 통조림은 왈츠가 다 먹어치우기 때문에...
먹고 있는 왈츠에게서 닭가슴살 통조림을 뺏어서 삼바주려고 하다가...
이런 내 행동이 너무 옛날 할머니 같아서 ㅜ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다시 왈츠에게 통조림을 줬다. ㅜㅜ
나도 참....
너무 죄책감이 들었다 ...ㅜㅜ ㅎㅎㅎ
예전에 오빠한텐 국에 고기 많이 넣어주고
내 국 그릇에 있던 고기 뺏어서 오빠한테 주려던 알지도 못하는 할머니(걍 아는 이웃이었던 것 같음)가 생각나기도 하고.
열심히 노력하고 또 발정 때문에 힘들어하는 왈츠가 너무 안쓰럽다.
조금만 기다려 왈츠야...ㅜㅜ 언니가 돈 열심히 벌게.
빨리 수술하자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