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겨울, 벌써 몇 번째야..
2018년.
앞으로 2,3개월 후엔 이 집을 떠나야 한다.
약간 암담하고 막막한데 고양이들은 참 태평하다.
하긴 이 아이들은 내 일거수일투족에 놀란다. 대부분 방 문앞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으면서 내가 지나갈 때마다 괜히 도망쳐다닌다.
매 겨울이 가장 혹독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어떤 겨울은 내내 훅(포근)해서 겨울같지 않네. 하다가 뒤늦게 2월 말이나 3월 초에 눈이 내리거나 혹한을 맞은 적도 있는 것 같다.
지난 해 겨울보다 이번 겨울이 참 추웠다.
재작년, 작년 고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탓인지 많은 일이 있었고 또 예민한 탓에
이제는 기록해 놓지 않으면 시간의 앞뒤도 잘 기억이 나지 않고
이 고양이들과도 몇년 째인지 세다가 놀라곤 한다.
라라는 4살이다. (벌써?)
삼바는 특히나 잠이 제일 많다.
통조림을 꺼내도 안오는 분.
오셔서 관심있는 척하고 도망간다. (이건 무슨 마음인지..?)
누나들 몰래(누나들이 먹고 있어서 못 먹는 것 같아) 따로 줘도 통조림 무서워, 하며 먹지 않는다. 근데 왜 네가 제일 살이 찐건지....그래서 슬픈 거니?
삼바의 잠자는 자세.
뭉쳐자는 우리들. 나는 이불을 가로로 펴놓고 나는 세로로 자고 있다. 이 뭉터기들 때문에.
그러다 너무 피곤해서 비겨! 라고 하고 제대로 누워서 잤다.
그러고 나니 다리를 쭉 펴고 자는 게 이거였군!, 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도 나이가 들고 얘네도 들고.
원래는 '고양이와 놀이'라는 제목의 글을 쓸 예정이었는데 많은 에너지를 낼 수 없어 순서를 바꿔서 쓴다.
"고양이 없으면 못 잔다.
얘네 때문에 산다.
병원비대신 얘네다. "
이렇게 말해왔는데 올 겨울 집콕 한 나날들도 많고 정말 일은 왜 이렇게 안구해지는지,
내 역사상 가장 공격적인 시도를 하고 있는데도 구해지지 않는다. 게다가 글을 쓸 자신감이 너무도 많이 떨어졌다. 정말 오랜만에 의자에 앉아 뭐에 대해 쓰려는 내가 흐물흐물 순두부처럼 맥아리 없어지는 물체처럼느껴지는지.... 그래서 그렇게 다 뭉개지고 무너졌나보다.
작년 겨울에 잡방에서 코 시린 채로 자다가 고양이들이 다 날 버리고 작업방으로 와서 자길래 와서 자봤더니 너무 따뜻했다. 그래서 이불을 여기로 옮겼는데 오늘 책읽다 보니 자는 방과 작업실은 철저히 분리 해야 한단다. 그랬었군.
열심히 애교방해 중인 왈츠.
잠은 중요하다.
최소화된 움직임과 요동치는 수면패턴으로 12월에 로또처럼 얘기치 못한 곳으로부터 받은 돈으로 샤오미밴드를 샀는데, 나의 깊은 수면은 최악이었고, 품질은 하위 1%였다. 휴 ㅜㅜ.
자자. 자.
잘 자자. 자. 자, 이제 자.
고양이의 꿈이 궁금해. 샤오미밴드 너희에게도 한 번 둘러보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