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작은 사건들 12

고양이와 겨울, 벌써 몇 번째야..

by moonbow

2018년.

앞으로 2,3개월 후엔 이 집을 떠나야 한다.


약간 암담하고 막막한데 고양이들은 참 태평하다.


하긴 이 아이들은 내 일거수일투족에 놀란다. 대부분 방 문앞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으면서 내가 지나갈 때마다 괜히 도망쳐다닌다.


IMG_4254.JPG 추우니까 뭉쳐서 자기도 하는데 춥지 않으면 걍 따로 따로 있을 때도 있다. 나이가 들 수록 서로 꼭 껴안고 붙어 있는 것 보기 힘들다. 그런 걸 보려면 집 난방을 아주 최소로
IMG_1840.JPG 오랜만에 창문을 열고 내린 눈을 감상.
IMG_1757.JPG 고양이와 어느 날 아침. 하늘 색이 예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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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3790.JPG 이불인지 라라인지.

매 겨울이 가장 혹독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어떤 겨울은 내내 훅(포근)해서 겨울같지 않네. 하다가 뒤늦게 2월 말이나 3월 초에 눈이 내리거나 혹한을 맞은 적도 있는 것 같다.


지난 해 겨울보다 이번 겨울이 참 추웠다.

재작년, 작년 고도의 스트레스를 받는 탓인지 많은 일이 있었고 또 예민한 탓에

이제는 기록해 놓지 않으면 시간의 앞뒤도 잘 기억이 나지 않고

이 고양이들과도 몇년 째인지 세다가 놀라곤 한다.

라라는 4살이다. (벌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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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는 특히나 잠이 제일 많다.

통조림을 꺼내도 안오는 분.

오셔서 관심있는 척하고 도망간다. (이건 무슨 마음인지..?)

누나들 몰래(누나들이 먹고 있어서 못 먹는 것 같아) 따로 줘도 통조림 무서워, 하며 먹지 않는다. 근데 왜 네가 제일 살이 찐건지....그래서 슬픈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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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의 잠자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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뭉쳐자는 우리들. 나는 이불을 가로로 펴놓고 나는 세로로 자고 있다. 이 뭉터기들 때문에.

그러다 너무 피곤해서 비겨! 라고 하고 제대로 누워서 잤다.

그러고 나니 다리를 쭉 펴고 자는 게 이거였군!, 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도 나이가 들고 얘네도 들고.

원래는 '고양이와 놀이'라는 제목의 글을 쓸 예정이었는데 많은 에너지를 낼 수 없어 순서를 바꿔서 쓴다.



"고양이 없으면 못 잔다.

얘네 때문에 산다.

병원비대신 얘네다. "


이렇게 말해왔는데 올 겨울 집콕 한 나날들도 많고 정말 일은 왜 이렇게 안구해지는지,

내 역사상 가장 공격적인 시도를 하고 있는데도 구해지지 않는다. 게다가 글을 쓸 자신감이 너무도 많이 떨어졌다. 정말 오랜만에 의자에 앉아 뭐에 대해 쓰려는 내가 흐물흐물 순두부처럼 맥아리 없어지는 물체처럼느껴지는지.... 그래서 그렇게 다 뭉개지고 무너졌나보다.



작년 겨울에 잡방에서 코 시린 채로 자다가 고양이들이 다 날 버리고 작업방으로 와서 자길래 와서 자봤더니 너무 따뜻했다. 그래서 이불을 여기로 옮겼는데 오늘 책읽다 보니 자는 방과 작업실은 철저히 분리 해야 한단다. 그랬었군.


열심히 애교방해 중인 왈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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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은 중요하다.

최소화된 움직임과 요동치는 수면패턴으로 12월에 로또처럼 얘기치 못한 곳으로부터 받은 돈으로 샤오미밴드를 샀는데, 나의 깊은 수면은 최악이었고, 품질은 하위 1%였다. 휴 ㅜㅜ.


자자. 자.


잘 자자. 자. 자, 이제 자.


고양이의 꿈이 궁금해. 샤오미밴드 너희에게도 한 번 둘러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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