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컷의 중성화 - 이건 정말이지 다른느낌.
삼바는 우리집 막내 입니다.
주로 강아지를 키워온 저입니다만 삼바는 처음부터 뭐랄까 조금 특별한 느낌이었습니다.
왜 엄마가 아들에게 갖는 감정이 특별한 지 아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하면 과장일까요.
삼바는 강아지와 고양이를 통틀어 제가 키운 최초의 아들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그런지, 아니면 또 다른 느낌이라고 해야 할 지 참으로 묘한 인연이 우리 삼바와 저와의 묘연입니다.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주로 '치즈냥이'라고 불리는 이런 노란 아이들이 애교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주사맞히러 동물병원에 갔을 때도 봉사활동가셨다가 어깨에 '툭' 손을 올리고 가만히 있는 (마치 '야! 나 안데려가냐옹?'이라고 말하듯이) 노란 치즈냥이를 입양해오셨다는 의사샘말을 들었거든요. 애교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삼바는 구조했던 아이들 중에서 가장 뭐랄까 저를 당연히 엄마, 보호자, 누나로 받아들였던 아이였던 것 같아요. 이것저것가지고 놀 때 제 배 위로 유일하게 올라왔던 아이였고 다른 아이들은 제 다리나 발에서 알짱거릴 때 유일하게 삼바만 그냥 처음부터 제 얼굴을 보고 다리 위로, 배 위로, 어깨위로, 가슴 위로 올라왔었어요. 겁을 잔뜩 먹은 표정이지만 그러니 날 보호해달라고 근데 너는 누구냐며 제 얼굴을 요리보고 조리보았던 삼바였어요. 정말 이건 '살살 녹는구나.' 맘을 그냥 녹여버리더라고요. 사실 이 때는 네 마리 아이들이 입양이 안되면 어쩌나, 그 사이에 정들면 어쩌나, 걱정이 태산이던 시절이라 정안들일려고 사진도 일부러 안찍고 그랬네요.
호기심 어린 아이들이 첫째 라라로부터 분리해서 다른 방에 두었는데 계속 절 쫓아오는데 그냥 이건 아기냥이들의 습격이라고 해야하나...
어깨에서 잠들고 어깨에 앉아 제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 보던 유일한 아이였으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내심 마음 속에는 네 마리의 새끼 고양이 중에서 이 아이는 입양이 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할까요. 그러면서도 확실히 얘는 그냥 내가 입양할래,라고는 마음먹을 수는 없었어요. 둘째나 다른 애들을 들이겠다는 준비도 마음도 없었기때문에....
사랑에 빠지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는..... 그 아깽이(나중에 알게 된 아깽이.= 아기고양이, 라는 고양이 용어(?)) 시절이 이렇게 빨리 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죠.
금방 발정기가 오고 10월 23일에 데려온 이 아이는 2월 둘째 주에 중성화 수술을 하게 됩니다.
예약전화를 걸었습니다. 집에서는 멀지만 서울시에서 지정한 중성화 병원 중에 한 곳을 갑니다. 나중에 알았는데 예전 동네에서 한 번 간 적이 있던 동물병원 의사샘이 하시고 계시더군요. 잠실쪽에 위치한. 전화를 걸어서 중성화 수술을 예약했습니다.
"아니, 어떻게 또 중성화수술을...(아니 어떻게 고양이를 더 입양하셨죠? 참...어쩌다..그렇게 되셨어요?..라는 속마음이 들리는 듯..)"
"아..뭐 그렇게 되었습니다..."
"아이 이름이 어떻게 되나요?"
"삼바입니다. 지금 한 5개월 정도 된 것 같아요. 무게는 꽤 나가고요. 2.5킬로그램은 넘어요."
그리고 여기서 의사샘이 정말 진지한 목소리로 묻습니다.
나: """""""""""""""" (뇌에서 땀나는 중...)
두 개 인 것 같아요...
사실 남아는 키워본 적도 없고 해서....고양이는 성별을 어떻게 구별해야 하는 지도 몰랐던 1인.
게다가 강아지는 많이 키워봤는데도 남자 강아지는 키워본 적이 없어서 남아의 '소중이'가 hard(딱딱)해져,발기해서 나온 건 줄도 모르고 무슨 탈장이나 잘 못 된 줄 알고 놀랬던..(그것도 30세에...)
그리고 삼바는..병원 진찰실에 가게 되고, 의사 선생님께서는 삼바의 땅콩이를 만져보시더니
의사샘: 아이의 고환이 매우 작군요.(진지, 약간 생각에 잠긴 듯한 목소리..)
나: 네??! 그게 무슨... 수술하는데 문제가 ...혹시..있나요?
의사샘: 아니오. 전혀 문제 없습니다.
나; (그럼 왜 말하는거지....우리 삼바가 자존심상하진 않았겠지..)
그리고 삼바는...
아주 간단하게 땅콩이를 떼어내고 남자로 성장하지 못한 채 소년으로 계속 남아있게 됩니다........
그때는 인지하지 못했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 우리 아들이, 우리 아이가 땅콩이가 작다니!.....은근히 뭔가 자존심이 상하는 ..ㅎ... 웃픈.. 괜찮아 삼바야.
명랑하던 삼바는 그 이후 뭔가 은퇴한 남자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어서 짠합니다...
사냥본능도 많아서 놀아주다보면 장남감을 물고 어디론가 가져가려는 성향이 있었는데 이젠.... 소파와 한 몸이 된 폐인처럼...ㅜㅜ
하지만 귀엽고 애교많은 '삼바(심바 아니에요, 쌈바~)'로 좀 잠은 많지만,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아이들 성향 차이인 것 같기도 하고 삼바가 누나들 틈바구니에서 기를 못 펴서 그런 것 같기도 한데 중성화 이후 식탐이 엄청 늘어난 라라보다는 삼바는 오히려 식탐이 줄었어요.
간식이나 통조림을 줘도 젤 늦게 오거나 관심이 없고. 쓰다보니 안쓰럽네..따로 몰래 츄르를 줘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