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내 탓이라고 한다
1. 종현의 자살 사실이 아이돌 빠도 아닌 내게 충격으로 다가와 지난 새벽 잠에 드는데 온 몸이 아파 옴을 느꼈다. 그도 그럴 것이 몇 년 전 라디오를 듣던 내가 푸른 밤의 종이 이 종현인지도 모르고 참 말을 잘 하고 똑똑하다고 생각했고 그 종현이 샤이니의 종현이라는 것도 나중에 알게 되었다.
살 갗 안에, 심장 안에 유리 파편을 꼭 감싸쥐고 숨기지만 그 아픔은 자기 자신만이 감당해 내야 하는.
이런 걸 목격했기때문에 더 어제 오늘 신체의 반응이 나타나는 지도 모르겠다. 지금 나는 빈맥 상태이다. 숨을 쉬는 것 조차 힘이 들어 쓴다. 살려고 쓴다.
2. 우울증에 대한 몰이해
유서가 공개되면서 분노와 깊은 우울감을 같이 느낀다.
몸이 아프고 가슴의 신체적 통증이 찾아온다.
게다가 의사가 하는 말들이라는 폭력이 어떤 심정으로 의사를 찾아가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의 사람을 '성격 탓' '다들 산다'라고 하는 길가다가 붙잡고 호소를 해도 그보다 나은 말을 들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분노한다.
3.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혹은 자살은 사고사이다.
고통은 고통이지만 자살충동에 의한 사고사란 사실이 정확할 것이다.
4. 사람은 다르다.
사람은 다 각기 다르다. 우울증을 앓고 또 세상의 많은 것들을 감지하기때문에 힘들고 고통스러운 사람들이 인구의 3%가량 있다고 한다. 이건 생존 본능에 의한 인류의 계산적 창조이다. 역치가 낮은 사람들은 대부분 사람들에 비해 많은 걸 느낀다. 그래서 위기도 많이 감지하고 불편을 참지 못해 발명가가 되거나 과학자, 의사가 되고 때론 위대한 예술을 남기기도 해 많은 사람들을 위로하기도 한다. 그것이 인류의 구성 중 역치 낮은 고통스러운 인간 2,3%의 존재 이유이기하다.
다 각기 다르다. 그렇다고 내 고통은 힘들고 위대하니 알아줘 나만 위로해줘 참아줘 이런 말도 아니다.
대신 폭력을 휘둘지 말았으면 좋겠다.
너가 예민해서 그래. 너가 성격이 이상해서 그래. 이젠 그런 말도 그런 말을 하는 사람도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으로 튕겨내버리는 지혜가 조금 생겼지만
폭력은 폭력이다.
(어젠 공연 후유증에 대한 나의 여린 성격에 대한 일상적인 말이 어느 순간에는 굉장히 타격으로 폭력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폭력. 당연히 할 수도 있는 말이지만 그 전후 관계에 대한 상황도 듣지 않은 채 내 여린 성격이 먼저 거론되니 너무도 속상하고 화가 났다.그것도 원인의 일부겠지만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었으니까)
20대 후반이었던 나, 그리고 어쩌면 당신, 그리고 종현.
자살 충동에 가장 취약한 시기였을 거다.
5. 정신과 의사에 대하여
나도 힘들었을 종현의 나이에 몇 번 죽을 용기를 짜내 신경정신과에 찾아갔었다.
"너도 아이큐가 모자르니? 검사해볼래? 약 먹어볼래?"
(검사비를 5만원 가까이 내고 가져온 검사지를 휴지통에 버려버리고 가지 않았다.)
"지금 사회 생활이 불가능할 것 같은데 부양할 수 있는 가족이 있니?
어떡하냐?
약은 소화제같은 건데 그냥 효과없지만 기분이라도 나아지라고.
물이 끓으면 물이 끓는 것만 바라봐."
그냥 취약한 사람 병신 만들어서 돈을 뜯으려는 장사치로밖에 안보였다.
그래도 가장 큰 위기 속에 내가 만난 진짜 의사의 첫 마디는
"다 괜찮아요. 다 괜찮고 당신이 하려고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이 이런 것때문에 못하게 되는 일은 없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