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애기들아, 사랑해
나는 내 감정 애기들을 사랑해.
나는 열등감, 너가 귀엽다. 우쭈쭈 더 잘하고 싶었니?
근데 너무 남만 보지 말고 너도 봐줘. 남들의 평가에 열등감을 느끼는 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그다지 많지가 않잖아. 열등감을 느낀 넌 더 열심히 하고 싶고 더 아름다워 보이고 싶었던 거구나. 지금도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조금은 더 나아지고 싶어서 그런 감정을 느낀 거야. 열등감 느껴서 짜증나고 분하고 다른 사람이 밉기도 하지?
지금 너의 렌즈가 너무 흐려서 너의 모습이 얼룩져 보이는 걸 수도 있어.
그냥 그런 상태를 조금 관망해 볼까? 지금 이 기분과 감정들의 날씨가 어떤지를. 이런 날씨에
너의 몸은 어떻게 느끼고 어떤 생각이 들고 또 그 생각들은 어떤 날씨를 불러 일으키는 지를.
그리고 외부 세계는 너 중심대로 안 돌아갈 수도 있지만 외부 세계는 너의 세계의 일부일 뿐이니까. 더 광활한 너의 세계를 만져봐. 느껴봐. 들어봐.
외로움
나는 외로움 너를 사랑해. 외로움이 누군가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게 하잖아. 그래서 넌 남의 외로움도 잘 알아차릴 수 있지. 그런 외로움 때문에 죽을 뻔하고 곧 안락사 당할 지도 모르는 고양이 아이들을 데려오고 네가 너무 바쁠 때면 그 아이들도 외로워하고 있었음을 알아차리곤 하지. 외로워서 넌 항상 대화를 원해. 하지만 그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없지. 그런 환상의 짝꿍을 꿈꾸기도 하지. 하지만 과연 있을까? 네 과거를 생각하고 주변을 돌아보면 결코 없을 것 같지. 그래서 또 외로워지지. 하지만 그 외로움 때문에 나는 일기를 쓰고 노래를 만들고 페이지를 열고 까만색 글자들로 대화를 하지. 그렇게 외로움은 널 쓰게 만들고 있네.
화
나는 너 화가 아주 멋지다. 항상 참으라고 해서 더 화가 났지? 이 화가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른 채 넌 태풍과 해일을 견디느라 많이 애를 써왔지. 티 내지 않고 또 남에게 쓴 소리 하지 않으려고 참고 또 참았지? 그리고 이 화가 굶주린 사자처럼 난폭해졌을 때 얼마나 무섭고 힘 들었을까? 무서워할까봐 넌 그 모습을 많이 숨겼지. 아무도 피해 받지 않도록. 아무도 기분 상하지 않도록. 그리고 어떻게 하면 더 서로에게 상처받지 않고 화를 낼까 생각했었지. 하지만 이런 화가 난 상태를 이야기하면 되었어.
‘나는 지금 매우 화가 나.’
이 말을 하기까지 우린 얼마나 많은 시간을 분을 삭이고 억누르고 가슴을 때리며 마음속에 병을 키웠을까. 화를 참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야. 제대로 너 화의 멋진 모습을 보여줄 방법을 몰랐어. 너는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지. 화가 없다면 내 자신을 지키지 못 했을 거야. 내 존재 의미도 알지 못했을지도 몰라. 너는 멋져. 더 이상 어두운 곳에 갇혀서 억눌릴 필요는 없어. 날아가고 싶어 하는 널 너무 가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