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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una kim Sep 09. 2018

유나킴에 대한 고찰, 선언문

나 유나킴은 다음과 같이 나만의 상념을 공식 선언합니다.

작년 이맘때쯤 블로그에 기록해두었던 글이다.

본 매거진에 이어서 남겨가고 싶은, 나에 대한 기록의 문을 여는 글을 옮겨보았다.






14/NOV/2017 유나킴의 이야기



간만의 포스팅이다.

논문 쓰느라 고찰이라는 단어에 학을 떼던 나인데

이만한 단어가 없는 것 같아서 가져왔다.


2016년 작년을 보며 '폭풍 같았다'라고 표현했더랬다.

아직 조금 남았지만 여전히 2017년도 거침없이 몰아친다.



막연하였거나 추상적이었던,

그리고 새로이 추가된 나의 상념들을 적어보려 한다.

(직접 적은 문구도 있고, 책이나 칼럼에서 영감 받은 문구도 있다.)

마치 발가벗겨지는 듯한 부끄러움이긴 하지만 

이렇게 공연하게 뱉어놓아야 더 스스로에게 떳떳해질 수 있을 테다.



나, 유나킴은 다음을 추구한다.


1.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지나치게 신경 쓰지 않는다.

; 뭐든지 적당히가 제일 어렵다.

아예 신경 쓰지 않고 산다면 그 또한 사회 부적응이다.

그러나 근 20여 년 동안 남에게 내가 어떻게 보이는가에 대해 유독 집중하던 나로서는

(한국인의 특성이라고 합리화하기에도 높은 레벨이었다) 

내 자존감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바보짓을 자초하며 살았다.

나는 나로 채워야 가장 빛난다.




2. 이야기의 주제를 타인의 험담으로 삼는 '나'와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지양한다.

; 부정할 수 없다. 험담은 재밌다.

하면 할수록 빠져들고 스트레스도 풀리는 기분이다.

작년 하반기에 뒷담화는 내 스트레스 해소의 넘버원 방법이었다.

러닝 크루를 중심에서 이끌어 갈 때는 

가십을 피하기 위해 의무적이자 의도적으로 뒷담화를 피했는데

나오고 나니 그 강박에서 풀려난 반동인지, 드는 죄책감만큼 더 열심히 털어댔다.

내 의견에 동조해주는 친구들도 더러 있었으니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닌 일반적인 의견이라 괜찮다는 어처구니없는 합리화가 습관이 되었다.

올해 봄부터 자각하기 시작해서 그 속에 빠졌던 나 자신에게 꽤나 실망했다.

그 안에서 생긴 크고 작은 트러블은 어쩌면 인과응보가 아닐까라고 받아들였고,

이런 내 마음을 구구절절 설명하진 못했지만 끊어야 할 선은 과감히 끊었다.

아마 그 끊어진 선의 반대쪽을 잡고 있던 이들에게

씹고 털고 맛볼 수 있는 소재로 나를 던져준 상황이었을지도 모른다.

험담을 함께 했던 그 순간에 가식 없이 즐거워했던 나였고 그런 나에게 화가 났던 것뿐, 

같이 신나게 털어댔던 그들에 대해 나쁜 감정은 없다. 

험담보다 행복한 대화 주제는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다시 떠올렸을 뿐이다.




3. 주변이나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 주체적인 삶을 영위한다.

; 1번과 일맥상통한 이야기이다.

거듭 말해도 지나치지 않는 부분이다.

스스로의 자존감은 나로서 채우고 만들어가야 한다.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고 있을 필요도 없지만

맞지 않는 옷에 나를 맞출 필요도 없는 것이다.




4. 현명하게 화내는 법을 익힌다.

; 연인 관계에서는 나름 잘 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친구 관계에서는 내 사람들과는 대화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가족 관계에서 가장 엉망이다. (반성중)

모든 관계에서 중요한 건 '감정'이 아닌 '내용'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




5. 나 스스로 움직이는 브랜드가 된다.

; 주변과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 삶의 주체가 된다면 

이는 자연히 따라오는 효과라고 생각한다.

대화를 나누고 돌아서면 내 마음속 전구를 켜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스스로 움직이는 브랜드가 된 사람들이다.





6.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가치 있는 일로 3가지 작업을 가진다.

; 취준생인 동생에게 심심하면 하는 말이 있다.

연봉만큼 중요한 것이 #joblove라고. (차마 연봉보다라고는 말할 수 없었음.)

(그리고 이 글을 옮겨 쓰고 있는 2018년 시점에서 동생은 취뽀했다!)


흔히 말하는 덕업일치와 반대되는 개념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치트키를 적용한 아이템빨 캐릭터가 아닌 이상

상황, 조건, 시간, 공간 등 여러 요인에 따라 

그때마다 발휘할 수 있는 스탯은 모두 max가 아니기에 

좋아하는 일이 잘하는 일이 될 수도 있고, 

가치 있는 일이 좋아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하나에 얽매이지 않는 직업 부자로 살면서 

내 마음속 서재를 다채롭게 채워가고 싶다.




7. 다른 이의 성장을 돕고 영감을 주는 사람이 된다.

; 곧 다른 이의 성장을 돕고 영감을 주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는 말.

Good vibes only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개념이다.


SNS에 쓰는 짧고 긴 글들이 항상 먹구름이 껴 있는 지인이 있다.

하루를 시작하는 글에도, 마무리하는 글에도,

사람들과 만남을 가진 글에도, 책을 읽고 난 감상의 글에도,

자신만의 '감성'이라고 말한다면 나도 할 말이 없겠지만

베이스에 깔려있는 분위기는 자책 혹은 우울이었다.

방금까지 웃으면서 사람들을 만났던 자리를 회상하는 글에서

타인과의 선을 긋는 듯한 느낌이 든다거나

자꾸 '저 동굴로 들어갈겁니다아ㅏㅏㅏㅏ'라고 에코를 남기는 듯한 글들을

매일 보는 것은 은연중에 내게도 꽤나 힘든 일이었다.

우리는 우주의 먼지 같은 존재라고는 하지만

그 먼지가 다른 먼지에게 주는 영향은 먼지만큼이나 클 것이다.

이왕 주는 영향이라면 긍정을 추구해본다





8. 평생 배우고자 하는 자세를 갖는다.

; 나는 타인의 글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어떨 땐 읽을거리의 중독인가라고 생각할 만큼

새로운 읽을거리를 찾아서 계속 내 구독함의 피드를 새로고침 할 때도 있다.


똑같은 것을 보고 사람마다 생각하는 것은 천차만별이다.

그들의 표현과 관점을 통해 보면서 

새로운 구도를 바라보게 되어 고맙기도 하고, 감탄하기도 한다.

때론 반대로 나도 저렇게 다소 어리석은 모습일 수도 있겠구나 하고

타산지석으로 삼기도 한다.


하루하루 시간을 보내면서

그다음 시간의 내가 더 발전해있기를 바란다면

감나무 밑에서 입 벌 리지 말고. 보고 듣고 쓰고 움직이고 배워야 한다.




9. 저급스러운 갑질 마인드를 버린다.

; 누군가는 한국인의 종특이라고 말한다.

또 다른 누군가는 역사가 만들어낸 생존본능의 부작용이라 한다.

뭐가 되었건 '그렇기 때문에 그래도 되는 당연한 일'은 절대 아니다.


나도 모르게 직업의 귀천을 나눈다.

나도 모르게 국가와 인종의 서열을 만든다.

나도 모르게 '너보단 내가'라고 생각한다.


인식하고 일부러 만든 생각이 아니라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가 나도 모르게 알아채곤 낯부끄러워지는 걸 보면

내 저 깊은 곳에 단단하게 뿌리 박혀 있는 악점인 게 분명하다.

부정하고 싶지만 단연 부정할 수 없는 나일테다.

그렇다면 똑바로 바라보고 인정하기로 했다.

내 안에는 저급한 갑질 마인드의 새싹이 살고 있고,

그 뿌리를 뽑지 못할 바에야

새싹이 바람에 몸짓을 흔들 때 경계를 외쳐볼 수 있는 용기를 길러보자.




와. 

이 생각을 글로 써서 정리하고 싶다는 것은 반 년이 걸렸으며

글을 마무리하고 포스팅하는 데에는 한 달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드디어 발행한다.

드디어 출력한다! 

더 내 안에서 반짝반짝 빛나 보자 유나킴.





개요를 써 내려가던 날로부터 거의 1년이 가까이 지난 지금은

아직 어렵고, 여전히 부족하고, 눈 깜박일 때마다 실패하지만

스스로 성장하고 있다고 칭찬스티커를 붙여주는 아주 좋은 타이밍이다.

유나야 잘했어. 앞으로 더 넓혀갈 너의 beautiful struggles를 응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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