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이 화분이라면, 자기 효능감은 모종삽.
유나킴 Booking #02 습관 성형
얼마 전 가진 약속에서 에디터인 지인이 우리에게 연말에 어울리는(?) 질문을 했다.
"자신의 가장 고치고 싶은 습관은?"
가장 먼저 대답한 나의 (수-많은 나쁜 습관들 중 고른) 고치고 싶은 습관은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풀려고 하는 습관'이었다. '풀려고 하는'이 key point이다. 다들 너무 잘 알다시피 결국은 풀리다 마는 경우가 훨씬 허다했기 때문이다. 인간은 어리석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말도 여기에 제일 많이 비유가 되지.
내가 서점에서 이 책을 구매한 이유, 그리고 <유나킴 Booking>의 두 번째 서평으로 선택한 이유는 여느 다른 독자들과는 조금 다르다. 그 이유를 설명하기 전에 저자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필요할 수 있는데, 저자 이지수씨는 다노(DANO)라는 다이어트 관련 제품과 컨텐츠를 제작하여 판매하는 회사의 창립 대표이다. 다이어트에 관심이 있는 사람, 특히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SNS에서 이 회사의 이름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였지만 나는 다노의 초창기 모습을 기억하고 있기에(같은 창립자의 작품인지는 확인해보지 않아 확실하지 않지만, 사용하고 있는 브랜드 로고 디자인이 같아서 같은 브랜드였다고 이해하고 있다.) 지금의 회사의 비전을 다른 다이어트 관련 기업들과는 살짝 다르게 방향을 설정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다노의 초기 모습은 구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쁘게 근육이 잡힌 외국언니들의 몸매사진이 다이어트 자극 문구와 함께 '다이어트 자극 사진' 카테고리에 저장되어 있었고, 역시 유튜브에 있는 운동영상들의 링크를 옮겨다 둔 정도였다.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정보도 포스팅되었지만 지금의 '자존감'에 초점이 맞춰진 컨텐츠들은 전혀 아니었다. 그러기에 난 이 책을 통해 가장 진심을 담아 가까이에서 들려주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대부분의 독자들은 화자의 집필 의도에 맞게, 건강한 다이어트를 하고 싶고 그 노하우에서 동기부여를 받고 싶어서 이 책을 고르지 않겠는가. 사람의 몸과 정신에 대한 전공을 가진 자로서 다이어트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시간에 의해 쌓여 서당개 마냥 넘쳐나고, 의지가 부족할 뿐인 나는 같은 이유로 책을 고를 이유는 충분하지 않았다. #자존감소생술 이라는 단어를 2015년에 내가 SNS에서 해시태그로 처음 쓰기 시작해, 자존감이 바닥에 내리꽂아질 때마다 되뇌면서 회복했던 내 자존감을 떠올리며 책을 읽어나갔다.
다시 첫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나는 스트레스가 쌓일 때마다 무언가를 먹는 행위로 해소하려는 악습관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당연히 그 무언가들은 맵거나, 달거나, 아니면 술을 곁들이는 기름진 것들이다. 지금도 여전히 가지고 있는 악습관이다. 다행인 건 2015년부터 외친 #자존감소생술 덕에 스스로 인지하고 경계를 외치면서 조절해보려는 1) 의지, 2) 시도, 그리고 3)반복의 힘을 경험하면서 스스로의 컨트롤러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악습관의 검은색을 느리지만 성공적으로 밝은 회색빛으로 정화시키고 있다가도, 나를 공격하는 타격 한 방에 치킨과 떡볶이에 삼켜져 버리곤 하지만 금방 툭툭 털고 일어났다. 때론 금방이 아닌 적도 종종 있지만 털어야 한다는 것을 강박이 아닌 독려로 돌리기도 했다. 그 덕에 나는 회복탄력성이 좋은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 책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상세하게 전달하고 싶어 하는 4단계의 '습관 성형'이 나의 #자존감소생술 과 결국은 맥락 상 같은 개념이었다. 책을 고르면서 가졌던 기대와 결과가 맞아 이렇게 반가울 수가 있나.
저자는 습관 성형 (다이어트)의 목적이 타인보다 예뻐지는 것이 아니라, '어제보다 더 나은 나'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전한다. 나의 행복이 타인에 의해 좌우되지 않으려면 내 행복의 기준은 자신이 되어야 하기에 '자기 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맞는 말이다. 자존심이라는 단어와 자존감이라는 단어의 차이를 구분하던 설명이 따라붙던 게 몇 년 전 같은데, 이제는 자존감이라는 단어의 의미에 설명이 필요한 사람은 드물다. 자존감이 그만큼 정말 중요한 개념이지만, 오래 힘을 내려면 '자기 효능감'도 매우 필요하다. 내 능력으로 어떤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나에 대한 신념과 기대감인 자기 효능감은 자신감과는 또 다르다. 저자도 역시 자기 효능감을 '자아효능감'이라는 같은 개념의 단어로 언급했다. 진정한 습관 성형이란 외면의 변화만이 아니라 신념, 행동, 신체 그리고 삶을 대하는 방식으로 이어지고 우리는 그 변화에 더 주목해야 하는데 그 속에서 마음을 다듬는 힘이 자아효능감이라고 소개했다. 그래서 나는 자존감이 내가 성장할 수 있게 품어주는 화분이라면, 그 성장 속도에 맞게 분갈이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모종삽이 자기 효능감이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든 생각은 '다노에서 일해보고 싶다.'였다. 저자를 리더로 두고 있는 자들이 부러웠다. 모든 사람들에게 잠재된 최고의 모습을 이끌어 낸다는 'BE THE BEST VERSION OF YOU'가 그들의 비전이다. 함께 같은 사명을 공유하고 고민하는 사람이 되면 그 시간들이 힘들어도 얼마나 신나고 좋을까 싶었다. 채용 소식이 없는지 둘러봐야겠다.
(책의 내용은 네이비 색으로 옮겨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