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알고, 나는 몰랐던 것들

적당히 사랑하는 법을 몰랐다.

by 윤밤

적당히 사랑하는 법을 몰랐다.


상대에게 내 마음의 전부를 내어주는 게 사랑이라 믿었었고,

그렇게 비워낸 자리에 상대의 애정으로 채워지는 것이 사랑이라 배웠었다.

밀고, 재는 어려운 사랑 말고 서로를 온전히 품을 수 있는 투명한 사랑을 원했다.

사랑하는 방식이 서로 다르다 하더라도

결국 모든 것이 사랑이라면

그 끝은 같은 수평선 위에 닿을 거라 믿었다.

순진했을지도 모르지만, 그건 순애에 더 가까운 마음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나는 너에게 사랑을 구걸하고 있었다.

모래시계처럼 한쪽으로만 쏟아지는 사랑 같아서,

내가 준 사랑을 받고 싶어서 너에게 나만의 사랑 방식을 갈구했다.

이별을 불러들이는 주문인지도 모른 채.


너는 적당히 사랑하는 법을 알았고, 나는 그 방법을 몰랐다.

그리고 여전히 나는

적당히 사랑하는 법을 모르겠다.

사랑이 머물다 간 자리를 무엇으로 채워야 하는지도.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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