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려요, 고백하기 좋은 날이죠

사랑고백

by 윤밤

창 밖을 봐요. 눈이 와요. 당신이 그토록 좋아하는, 세상을 조용히 감싸버릴 수 있는 하얀 눈이요. 손 끝에 닿았을 땐 차갑지만 손안에 오래 쥐고 있으면 이게 차가운 건지 뜨거운 건지 알 수 없게 되는 무구함이 흩날리고 있어요. 사랑도 그럴까요. 처음엔 조심스럽고 낯설게 느껴지지만, 어느 순간 온기가 스며들면 경계가 허물어져 구분조차 어려워지는 그런 온도를 지니니까요.


당신이 새 하얗게 웃어요. 그걸 보면 나도 모르게 믿고 있지 않던 것들까지 믿게 돼요. 나는 신을 믿지 않아요. 그런데 이상하게 당신이 그렇게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결국 기도하게 되더라고요. 제발 그치지 않게 해달라고, 내일도 그다음 날도 그 웃음이 눈처럼 내리게 해달라고.


나도 이 눈처럼 당신 마음에 소복이 내리고 싶습니다. 소리 없이 쌓이고, 천천히 번져서 녹아내리고 싶어요. 이런 마음을 눈으로 포장해 조심스레 건넨다면 당신은 웃어줄까요?


딱 고백하기 좋은 날이죠.

창 밖을 봐요. 눈이 와요.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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