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을 잃어 간다는 건 참으로 무서운 말이지만, 동시에 너무도 현실적인 말이기도 하다. 무뎌진다는 것은 감정이 제 힘을 잃어 더 이상 자연스럽게 반응하지 못하게 되는 상태로, 나이가 들면 들수록 모든 것에 무뎌진다고들 말한다. 그래도 나는 무뎌지고 싶지 않다. 웃음을 잃고 싶지 않다. 여전히 작은 것 하나에도 웃고, 설레고, 행복해하며 살고 싶다.
길을 걷다 우연히 강아지와 눈이 마주쳐 나도 모르게 미소가 번지는 순간이나, 시시콜콜한 이야기로 친구들과 한참을 떠들다 배가 아플 만큼 웃게 되는 시간들. 무심코 올려다본 하늘이 유독 예뻐서 발걸음을 멈추게 될 때, 선선한 바람과 나를 감싸는 온도가 이상하게도 오늘의 나에게 꼭 맞는 날일 때. 가고 있던 식당에 마침 손님이 나와 자리가 났을 때처럼. 특별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런 순간들 덕분에 내 하루는 그리 씁쓸하지만은 않다.
봄에는 봄내음에 괜히 마음이 설레고, 여름에는 시원해 보이는 바다를 바라보며 위로받고, 가을에는 길에 떨어진 낙엽을 밟으며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일부러 즐기고, 겨울은 그냥 차가운 공기마저도 좋다 생각하며 지나고 싶다.
이런 사소한 감정들을 하나둘 챙기며 살아가고 싶다. 무뎌지기보다는, 다시 천천히 감정에 물들어가며. 세상이 주는 작은 온기에 반응할 줄 아는 사람으로, 여전히 웃을 줄 아는 사람으로 그렇게 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