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까지 잘 걸어온 우리에게

겨울의 초입에 서 있는 당신

by 윤밤

벌써 달력의 마지막 장인 12월이 찾아왔습니다. 연말이라는 이유만으로 괜히 마음이 붕 떠 있는 듯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묘하게 씁쓸함이 묻어드는 그런 달이죠. 올해의 끝자락에 서면 누구나 양가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지내셨나요. 지난날의 상처는 잘 아물어 조용히 떠나보내셨나요. 아니면 마음 한편에 걸려 있는 아픔을 달래지 못한 채 12월을 마무리하고 계신가요. 올해 계획했던 일들을 모두 이루신 분도 있을 테고, 내년에게 살짝 미뤄 건네신 분들도 계시겠죠. 무엇이 되었든, 여러분이 이뤄낸 작은 흔적들까지 저는 모두 응원하고 싶습니다.


저 역시도 올해는 양손 가득 행복을 움켜쥐고 잃지 않으려 애쓴 한 해였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꽉 쥐고 있다고 해서 행복이 다 손 안에 남아 있는 건 아니더군요. 봄에는 꽃잎을 잡으려다 그만 떨어뜨리고, 여름에는 파도에 몇 개를 흘려보내고, 가을에는 시원한 바람에 그만 놓쳐버렸습니다. 그래도 괜찮다고, 원래 행복은 그렇게 흘러가는 거라고 조금은 마음을 다독이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 겨울만큼은 부디, 남은 것들을 더 단단히 붙들고 따뜻하게 지나가고 싶습니다. 점점 더 차가워지는 날씨 속에서도 여러분의 마음만큼은 얼지 않기를 바랍니다. 모쪼록 이번 12월은 잃어버린 것들을 슬퍼하기보다 여전히 남아 있는 것들을 바라볼 수 있는 달이 되길. 또 내년의 나를 위해 작은 희망 하나쯤은 조용히 품어두는 달이 되길 바랍니다.


올 한 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12월이 조금 더 따뜻하고, 조금 더 가벼웠으면 합니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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