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자는 말의 무게

by 윤밤

헤어지자는 말을 쉽게 하는 사람을 싫어한다. 그 말의 무게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내뱉는 사람을. ‘헤어지자’라는 말은 관계의 끝을 뜻하는 동시에, 그동안 쌓아온 시간과 마음을 한순간에 흔들어놓는 말이다. 한 번 뱉어버린 말은 그다음부터 점점 가벼워지고, 결국에는 선택지가 아니라 습관처럼 사용된다.


다툼이 있을 때마다, 마음이 조금 상했을 때마다 그 말을 꺼내는 사람들은 관계를 해결하려는 게 아니라 회피하려는 경우가 많다. 붙잡고 대화하기보다는, 떠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먼저 들이밀며 상대를 시험하는 것이다. 그 말이 상대에게 어떤 상처로 남는지는 생각하지 않은 채.


문제는 그렇게 던져진 말들이 관계에 남기는 흔적이다. 다시 잘해보자고 말해도, 괜찮아졌다고 웃어 보여도, 마음 한켠에는 늘 불안이 남는다. 또 그 말을 꺼내지는 않을지, 이번엔 정말 떠나버리지는 않을지. 사랑이 편안함이 아니라 긴장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헤어지자는 말은 언제나 가장 마지막에 와야 한다. 충분히 말해보고, 충분히 아파보고, 그래도 더 이상 함께할 수 없을 때. 그때 꺼내도 늦지 않은 말이다. 사랑이 가벼워지지 않으려면, 그 끝을 부르는 말만큼은 쉽게 입에 올리지 말아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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