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1일

새해

by 윤밤

친구들과 해를 보러 가기 위해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났다. 눈을 뜨자마자 매서운 추위가 먼저 반겼지만, 새해 첫 해를 보겠다는 다짐 하나로 몸을 일으켰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도로 위에는 이미 많은 차들이 달리고 있었다. 이 추운 날씨에도 해를 보기 위해 나선 사람들은 어떤 소원과 각오를 품고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바닷가에 도착해 있었다.


차에서 내리자 칼바람이 온몸을 휘감았고, 이대로 있다가는 해가 뜨기 전에 얼어붙을 것 같아 근처 카페에 들어가 따뜻한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다행히 우리가 고른 곳은 차에 비해 사람은 많지 않아서 일출 시간에 맞춰 가장 잘 보일 것 같은 자리로 올라가 바다를 바라보며 기다렸다.


“해 뜬다”라는 누군가의 외침과 함께 사람들은 일제히 휴대폰을 들어 바다를 향했다.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 해는 유난히 선명했고, 1월 1일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사람들은 하나둘 눈을 감고 소원을 빌기 시작했고, 나도 그제야 손을 모았다.


어릴 때는 크고 화려한 소원만 빌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소원은 점점 단순해진다. 아프지 않게 해달라는 것, 무탈하게 한 해를 보내게 해달라는 것. 이제는 안다. 하루하루가 평온하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어떤 이는 산에서, 또 어떤 이는 바다에서 같은 해를 바라보며 새해를 맞이했을 것이다. 추위와 피곤함을 이겨내고 자연 앞에 선 사람들의 소원과 각오가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 새해에는 모두가 무탈하고, 받은 복을 소중한 사람들과 나누며 살아갈 수 있기를. 나도 그럴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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