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이 주는 잔인함
이별은 서로에게 기울어져 있던 세상을 다시 원래의 자리로 되돌리는 일이다. 둘이라서 가능했던 일상들이 다시 혼자만의 몫으로 돌아오는 순간이기도 하다.
서로의 추억이 묻어 있는 모든 장소를 애써 담담한 얼굴로 지나쳐야 하고, 하루하루를 공유했던 당신의 삶을 이제는 궁금해하지 말아야 하는 일이다. 가장 가까웠던 친구를 잃는 일이자, 함께 그려오던 미래를 지우고 다시 혼자만의 미래로 개척해야 하는 시간이다.
익숙했던 목소리, 자연스럽게 맞물리던 손깍지, 따뜻했던 포옹과 둘만 알던 달콤한 말들까지. 이제는 더 이상 들을 수도, 만질 수도 없는 것들이 되어버린다. 그렇게 이별은 사랑의 흔적을 하나씩 제자리로 돌려놓으며, 남겨진 사람에게 홀로 서라고 다그친다.
잔인하게도 이별은 많이 겪었든, 적게 겪었든 횟수와 상관없이 무뎌지지 않고, 사랑했던 마음의 크기만큼 고통을 되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