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이 있었기에 내가 여기있다

소중한 사람들

by 윤밤

앞이 잘 보이지 않을 만큼 캄캄하고, 넘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구불구불한, 끝이 보이지 않는 깊은 동굴에 들어간 적이 있다.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마주하게 되는 그런 동굴이었다. 그곳을 빠져나왔을 때 나는 스스로가 꽤 대견했고, 자존감이 한껏 올라 마치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이 되어 있었다. 모든 걸 혼자 해냈고, 혼자서 그 동굴을 빠져나왔다고 착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그건 결코 혼자만의 힘이 아니었다. 내가 동굴 안으로 들어갔을 때 밖에서 나를 위해 기도해 주던 사람들이 있었고, 너무 어두워 길을 잃지 않도록 불을 밝혀 주던 이들도 있었다. 외롭지 않게 말을 걸어주던 사람들, 넘어질 것 같을 때 아무 말 없이 손을 내밀어 주던 사람들. 그들의 조용한 다정과 든든한 온기가 함께 있었기에, 나는 큰 상처 없이 그곳을 나올 수 있었던 것이었다.


이제는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소중한 이들이 힘들고 지쳤을 때 살며시 어깨를 내어주고, 내가 아닌 다른 이를 위해 진심으로 마음을 쓸 수 있는 사람으로. “나 여기 있어”, “너 혼자가 아니야”라는 느낌을 그들이 받을 수 있도록 든든한 존재로. 힘든 날이 찾아왔을 때 자연스럽게 떠올려질 수 있는 한 사람으로 남고 싶다.


부디, 지금 당신이 걷는 길이 너무 힘들고 끝이 보이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당신이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은 이미 시작을 알리고 있고, 안개에 가려 보이지 않는 길에도 분명 끝은 있다. 무엇보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말없이 곁을 지키는 사람들, 당신을 믿고 응원하는 마음들이 지금도 함께하고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한다. 이 글이 당신의 여정에 한줄기 온기로 남기를 바라며.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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