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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지원 Oct 28. 2021

내가 나를 규정하고 있는 틀이 있다면 무엇인가?

24. 슈렉1

“난 공주잖아.

공주는 이렇게 생기면 안 돼.”_ 피오나 공주


<슈렉1>


Q. ‘나는 __________이니까 이래야 해.’라고 내가 나를 규정하고 있는 틀이 있다면 무엇인가?


A. 최근에 생긴 틀이 있다. 출간 작가. 책 한 권이 세상에 나왔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일은 없었다. 그런데 SNS에 글을 올리는 게 전보다 쉽지 않다. 가벼운 일상 글을 올리는 것도 조심스럽다. 왜일까? 아마도 내 안에 '출간한 작가라면 이 정도는 써야지'라는 잣대가 있나 보다. 출간 작가들의 SNS 글을 보며 실망한 것도 한 몫할 것이다. 자신의 SNS에 가볍게 쓰는 글에서도 일정 수준을 바랐던 까다로운 독자의 눈이 이제는 나를 향한다. '무엇이든 써도 괜찮다'라고 말하는 나와 '이따위로 써서 어떻게 하냐'는 내가 다툰다. 브런치와 블로그에 발행하지 못하고 저장해 둔 글이 수백 개다. 그렇게 검열을 거쳐서 나온 글이 썩 괜찮냐고 한다면 그것도 아닌데 말이다.


나를 규정하고 있는 틀 덕분에 더 나아지고 성장한다. 내면에서 검열하는 눈은 어떤 변명에도 속지 않고 엄정한 잣대로 노려본다. 그 틀은 실수하지 않게 하고 틀리지 않게 하지만 그 틀 밖에 있을 더 크고 다양한 세상으로 향하는 길목을 차단한다. 안전하지만 좁고 낮은 시선으로 틀 안에서 만족하게 한다.


피오나 공주의 대사가 슬프다. 공주는 이렇게든 저렇게든 생길 수 있다. 어차피 모든 판단은 상대적이고 주관적이다. 크고 작고 예쁘고 못생기고는 각자의 기준에 따라 달라진다. 내가 가지고 있는 내면의 수많은 기준이 누구를 위한 것이고 어디로부터 왔는지 살펴보자. 내가 원하고 선택한 것인지 아니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회적으로 세뇌된 것인지. 그리고 그 틀이 맞는지 틀리는지도 확인하자.


진짜 자신의 인생을 살고 있다면 그 무엇도 강요하거나 옭아맬 수 없다. 내가 선택한 것이라면 감당하고 나아간다. 세상의 시선과 평가는 그들의 선택이고 자유다. 그리고 그 평가에 따르는 결과도 그들의 몫이다. 세상의 시선에 따라 나의 가치가 변하지 않는다. 그러니 나의 마음, 나의 생각을 기록하는데 겁내지 말자. 나에게 하는 주문이다. 모든 틀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며 꼭 그래야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틀에 얽매이는 게 아니라 그 틀을 만들고 수정하고 없애는 모든 순간에 주인이 되자. 나의 마음과 생각에 집중하고 원하는 것을 행하자.



2020. 8. 15 토  D-77

<하루 10분, 영화에서 건져 올린 질문으로 글쓰기>

Q. ‘나는 ___________이니까 이래야 해.”라고 내가 나를 규정하고 있는 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나는 큰 딸이니까 우리 가족의 방패가 되어야 해’라는 마음이 늘 크게 자리 잡고 있다. 그러다가 보호가 아니라 폐를 끼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나는 스스로를 공격하고 작아진다. 십 년 전 사업이 망했을 때 스스로를 용서할 수 없었던 이유이다. 나 혼자 힘들어 지는 것은 어떻게든 견딜 수 있는데 나로 인해 가족들에게 피해가 간다고 생각하니까 멘탈이 흔들리다 못해 망가질 지경이더라. 지금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 가족을 지키고 싶은 마음은 변함이 없다. 여러 가지 역할에 대한 나만의 틀이 나를 가두기도 하고 나의 모양을 만들기도 한다. 강사, 코치, 아내, 언니, 딸, 며느리, 대표, 리더 등. 건강한 선을 잘 알고 내 상태를 알아차리면 책임감 있는 모습일테고 치우치고 건강하지 않은 상태라면 눌리고 억압받는 피폐한 모습일테지. 결국은 나의 상태를 잘 살피고 알아차리며 머무르는 것이 관건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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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영화에서 건져 올린 질문으로 글쓰기>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하루 10분, 질문을 보고 떠오른 생각을 인스타그램에 매일 정리합니다. 그 글들을 씨앗 삼아 브런치에서 하나씩 심어 보기로 했습니다. 나도 몰랐던 나를 알게 되는 과정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지금은 <하루 10분, 영화에서 건져 올린 질문으로 글쓰기> 시즌 6  글쓰기 중입니다.

중간에 합류할 수 있어요. 함께 하실래요?

https://blog.naver.com/dove7522/222413538266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시선

http://aladin.kr/p/i4P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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