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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지원 Apr 04. 2020

영화 <어쩌다 로맨스>, 우주를 다 뒤져도

영화에서 건져 올린 질문들 03

온 우주를 다 뒤져도

어쩌다 로맨스

감독 : 토드 스트라우스-슐슨

출연 : 레벨 윌슨, 리암 헴스워스, 아담 드바인

개봉 : 국내 미개봉



영화 <어쩌다 로맨스>에서 나탈리는 타인과의 경계를 건강하게 세우지 못하고 위축되어 있습니다.    


"남자는 잊어. 사랑도.

현실에서는 우리 같은 여자한테는 안 생겨.

거울을 봐, 우린 줄리아 로버츠가 아니잖아?.

우리 같은 여자로는 영화 안 만들어.

엄청 슬플 게 뻔하거든.

팝콘에 우울증 약을 뿌려야 할 걸?

안 그러면 관객들이 자살할 테니까.

누가 너랑 결혼한다면

그건 비자 때문이야." _나탈리의 엄마    


어린 시절, 나탈리가 엄마에게 들은 말입니다.     


가장 지지받고 사랑받아야 할 엄마에게 저주와도 같은 끔찍한 말을 듣고 자란 나탈리는 로맨틱 코미디를 혐오하고 자신은 사랑이 필요 없다고 말하는 시니컬한 회색빛 어른이 됩니다.     


나탈리는 건축가입니다. 주로 주차장 설계를 합니다. 나탈리는 주차장과 자신을 동일시합니다. 어둡고 단절되어 있는 주차장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고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주차장을 설계하는 일이 중요하지 않다고 느끼고, 주차장을 설계하는 일을 하는 자신도 마찬가지로 중요하지 않은 하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남들이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부당하고 마음에 들지 않아도 자신은 그것을 정정할 힘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참고 넘깁니다.     


나탈리의 좋은 친구들이 그녀를 매력 있고 멋진 사람이라고 말해도 나탈리 스스로는 전혀 인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강도를 만나 기절해 있는 동안 나탈리가 그토록 싫어하던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영화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조금은 억지스러운 설정, 그리고 화면 가득 유치한 미장센이지만, 저는 안 그런 척하는 영화보다 차라리 대놓고 유치한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웃음)     


꿈속에서 여러 일들을 겪으며 나탈리는 중요한 것을 깨닫게 됩니다. 주차장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볼 수 있다는 것을 말이죠. 주차장을 어둡고 단절된 상태로  방치하듯 둘 것인지 바람이 불고 사람들을 연결하는 아름다운 공간으로 바꿀 것인지를 자신이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나탈리는 받아들이게 됩니다.     


나탈리가 스스로를 긍정의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은 그녀에게 진실한 조언을 해준 친구 도니의 역할이 큽니다.   

   

“온 우주를 다 뒤져도 너 자신보다 사랑할 가치가 있는 존재는 찾을 수 없어.” _도니   


도니의 말을 듣고 나탈리는 누구보다 자기를 가장 사랑해야 할 사람은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자신을 가장 괴롭히고 부정적으로 바라본 것은 바로 스스로라는 사실을 알아차립니다. 그리고 그것을 바꿀 수 있는 사람도 나탈리 자신이라는 것도 말이죠.

  

'어떠한 관점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나탈리'에게 따라온 부수적 효과는 영화 <어쩌다 로맨스>에서 확인해 보세요.

    


영화 <어쩌다 로맨스>에서 건져 올린 질문들입니다.     


* 나는 어떤 공간이나 사물을 보며 '나' 같다고 느끼나요? 이유는요?

* 마음이 건강하지 않을 때 나는 나를 어떻게 보나요?

*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어린 시절 들었던 부정의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나를 따뜻하고 진실하게 지지하는 이는 누구인가요?

* 나는 나를 어떻게 바라보고 싶은가요?

*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스스로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때 나는 어떤 기분이 드나요?

* 그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 내가 나에게 하고 싶은 응원과 지지의 말은 무엇인가요?

* 누구에게 어떤 말을 가장 듣고 싶은가요?

* 나는 무엇에 가치를 두나요?

* 내가 시간과 사랑을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것이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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