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비공개될지 모르는 부끄러운 글
"나 이제 어떻게 되는 거예요?
저 죽어요? 저 겨우 열아홉인데?"_지은탁
"아홉 살에도 죽고, 열 살에도 죽어.
그게 죽음이야."_저승
죽음이 있기에, 유한한 삶이기에 귀하고 소중한 것을 안다.
언제든 죽을 수 있는 약한 존재, 지금 죽지 않고 살아 있어서 감사해야 함을 안다.
안다. 다 안다.
하지만, 삶은 지속되고 당장 눈 앞을 가린 근심들은 속을 긁는다.
내 옆에 있는 사람, 나와 인연이 된 사람을 귀하게 생각하고 감사해야 하는데,
나는 당장 내 필요가 해결되지 않으면 불만이 가득해진다.
나는 왜 이 짧은 생을 누리지 못하는지...
금방 기분 좋았다가 금세 화가 난다.
얇디얇은 양은 냄비 같다.
이런 생각의 결론은 꼭 엉뚱한 곳으로 흐른다.
내가 이렇게 속좁고 옹졸해서, 엄마 자격이 없어서 아기가 찾아오지 않는다는 이상한 결론.
이 정도면 병이지, 암.
시작은 드라마 <도깨비> 명장면 명대사였는데, 그냥 나 하고 싶은 말 대잔치다.
'언제든 죽음은 찾아올 수 있으니 지금 이 순간을 귀하게 여기고 감사하자'는 그럴듯한 글을 쓰고 싶었는데...
갈길이 멀다.
써놓고도 부끄럽다.
이 감정, 이 생각이 올라왔던 지금 이 순간의 나를 기억하기 위해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