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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기홍 Jan 23. 2018

카페 창업, 잘못된 '목'의 후회!

잘못된 입지 선정, 되돌리기 어렵다! 

카페 창업, 잘못된 '목'의 후회!


 나는 전국의 수백군데의 카페에 원두 납품을 하고 있어. 서울에 위치한 카페의 경우에는 가끔 내가 커피맛을 잡아 주기 위해 거래처 방문을 주기적으로 하곤 하지. 그러다 하루는 신사동에 위치한 L카페의 사장과 원두 납품에 관한 대화를 나누었어. 그는 갑자기 나에게 이런 말을 하더라고. 

 "작년에 부동산 중매인과 지금의 매장을 보러 왔어. 그때가 점심시간이었는데 이 골목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엄청 많은 거야. 그걸 보니 이곳은 뭘 해도 되겠구나 싶더라고. 주변에 카페들이 좀 많은 편이었는데, 저 많은 사람 중에 1%만 들어와도 장사가 잘 되겠다 싶었어. 젠장, 지금 보니 우리 매장은 사람들이 머무는 골목이 아니라 그냥 지나치는 길에 있는 거야. 카페라는 업종이 좀 그럴싸한 인테리어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면 되는 줄 알았는데 말이야. 이 '목'이라는 것도 유동인구만 볼 게 아니라 고려해야 할 게 너무 많더라고. 어휴, 이런 소리해봐야 뭐 해. 이미 늦었는데. 처음부터 다시 하라고 하면 정말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장사가 잘 되려면 첫째도 '목'이요, 둘째도 '목'이라는 말이 있지. 식당, 편의점, 카페 할 것 없이 자영업자들에겐 손님들이 들 만한 자리를 찾는 것이 우선순위야. 목이 안 좋으면 제 아무리 '장사의 신'이라 해도 먹고 살기 힘들다고 할 정도지. 흔히 '목'이라는 것, 즉 좋은 입지란 유동인구가 많아서 손님으로 매장이 북적일 것 같은 곳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런 이유로 L카페의 사장은 월세가 비싼데도 현재의 매장을 인수했어. 문제는 월세, 부대비용, 인건비 등을 제외하고 수익이라곤 100만 원도 채 안 된다는 거야. 또 경기 상황에 따라 매출의 유동성이 커지면 적자인 달도 꽤 된다고 하더군. 이렇게 창업 경험이 일천한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에만 혹해서 일을 시작하고 보니 한숨과 후회뿐이요, 그마저도 오래가지 못하는 거야. 



 좋은 입지의 조건 


 그렇다면 입지가 좋은 곳은 어디일까? 어떤 점을 신중하게 봐야 할까? 우선 하루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지나다니는가?(유동인구) 시간대별로 사람들이 얼마나 지나다니는가?(시간대별 통행량), 얼마나 많은 사람이 매장으로 들어가는가?(매장의 고객 내점율), 회사가 밀접한 지역인가, 일반 주택가인가?(오피스 상권, 주거 상권) 등을 살펴봐야 해. 

 한 발 더 나아가 유동인구를 조사할 때는 성별, 연령별로 고객을 분석하고, 각 고객층별로 구매 형태가 어떤지도 조사해봐야 하지. 시간대별 고객들의 성향을 분석하고, 어느 고객층이 매장 주변을 지나다니는지도 확인해봐야 해. 

 '목'에 대한 하드웨어적인 부분을 확인했으면, 이제는 매장 계약 시 일어날 수 있는 사항들을 살펴보자고. 창업 초보들은 건물주에 대한 사항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어. 골치 아픈 건물주를 만나면 고생문을 향해 제 발로 걸어 들어가는 꼴이지. 간혹 어떤 건물주는 카페가 잘된다 싶으면 재계약 때 월세를 과하게 올리거나 자신이 식당을 운영할 거라면서 쫓아내기도 해. 따라서 계약 전에 건물주의 성향과 계약서에 반드시 명기해야 할 점들을 파악하는 게 좋아. 이렇게 만반의 대비를 한다 해도 언제든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법적으로 해결한다 해도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손실을 피할 수는 없으므로 반드시 건물주에 대해 확인해 보라고. 


 다음으로 중요한 건 건물의 법적인 쟁점이야. 일단 건물의 등기부등본, 도시계획확인원, 건축물대장을 살펴봐야 해. 방심하다가는 신문에 부동산 경매 매물로 자신의 카페가 나올 수 있지. 등기부등본, 도시계획확인원, 건축물대장 보는 법은 각종 포털 사이트에 자세하게 나와 있으니 직접 알아보는 적극성을 띠어보길 바라. 스스로 공부하고 깨우치는 것만큼 확실한 건 없으니까 말이야. 

 '목'이 매장의 성공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부정할 수 없어. '목'이 좋지 않더라도 기발한 마케팅 기법으로 성공하는 사람도 있고, 시행착오를 통해 무너져가는 매장을 다시 성공의 길로 이끈 사람도 있어. 이런 부수적인 노력을 행하기 전에 입지 조건이 좋은 매장을 찾는다면 좋겠지만, 그런 곳을 찾기란 쉽지 않지. 그대 말고도 행운을 끌어들이기 위해 애쓴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말이야. 혹 그대가 창업을 하기 위해 매장을 알아보고 있다면 앞서 말한 것부터 면밀히 잘 살펴보라고. 첫 단추를 잘 꿰어야 끝까지 다 채울 수 있음을 명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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