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몰랐던 마음

멀쩡해 보이지만 무너진 나

by 윤담

"괜찮아"라는 말 뒤에 숨긴 것들

“괜찮아”

생각해보면 나는 그 말을 참 자주 했다.

누가 물어보면 자동적으로 튀어나오는, 그런 습관적인 말.

사실은 매일 흔들리는데,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 게 더 쉬워서.

그렇게 눌러둔 감정이 쌓이고 쌓여서,

이제는 나도 내가 진짜 괜찮은 건지 모르겠다.

“괜찮아”라는 말은,

결국 나조차도 속여버렸다.


상처를 받지 않기 위해 먼저 웃었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

불편한 분위기가 싫었고, 눈치 보게 되는 순간이 많았다.

그래서 상대가 누구든 눈치보고, 먼저 웃었다.

내가 밝게 웃으면, 상대가 나를 미워하지 않을 것 같았다.

상처받지 않기 위해 웃었지만,

그 웃음이 내 진심을 삼켜버린 날이 많았다.

웃고 있지만, 속은 자꾸만 가라앉았다.

그런 날들이 조용히, 오래도록 이어졌다.


내 감정에 내가 미안해졌다

힘들다고 느끼는 순간,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예민한건가?”

그래서 내 감정을 자꾸 누르고 숨겼다.

참다 보니, 슬퍼지는 것조차 미안하고 슬펐다.

내 감정이 무엇인지, 나 자신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결국은 외면했고 무뎌지길 바랬다.

편하다고 생각했었지

그렇게 나는, 내 감정에 무관심한 사람이 되어갔다.


마음을 꺼내는 게 왜 이렇게 두려울까

마음을 열어보려고 하면,

머릿속에 먼저 떠오르는 건,

‘거절당하면 어쩌지’, ‘이상하게 보일까’, ‘내가 예민한가’ 하는 생각들이다.

그래서 조심하게 되고, 망설이다가

결국 아무 말도 못 하게 된다.

사실 나도 누군가에게

솔직한 사람이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너무 어렵다.

어쩌면 그건,

나도 나를 오래도록 외면해왔기 때문일지도


남들은 모르지만 나만 알고 있는 고장

멀쩡한 척, 아무렇지 않은 척, 잘 사는 척,

하지만 밤이 되면 이유 없이 불안해진다.

평소와 같은 별일 없는 하루였는데도

뭔가 고장 난 기분이 든다.

사람들은 내가 밝고 유쾌한 줄 알지만,

사실 나는 매일 조금씩 부서지고 있었다.

그 고장을 아는 건, 나뿐이다. 아니 아무도 모를지도.


애써 잘 지내는 척, 버릇이 되어버렸다

“요즘 어때?” 라는 질문에는 늘 “똑같지” 혹은 “잘 지내”

진심이 아닐 때도 많았지만,

그냥 그렇게 대답하는 게 더 익숙하고 편하다.

버릇처럼 괜찮은 척을 하고,

버릇처럼 웃고,

버릇처럼 아무렇지 않은 척한다.

그러다 문득,

계속 이렇게 살아도 될까?

그 생각에, 슬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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