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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다서영 Mar 24. 2023

중학교 때 일기장을 발견하다

30여 년 전 나를 마주한 순간

오래된 책장을 정리하다가 중학교 때 쓰던 일기장을 발견했다.

오래전 일기장이라 지저분하다

일기장에는 중학교 1학 때부터 3학년 때 있었던 일을 끄적인 몇 편의 일기(글)와 시가 적혀있었다.


그런데,  

"나, 이때가 지금보다 글을 더 잘 쓴 거 같은데."

나는 내가 중학교 때 쓴 시와 일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당시의 감정을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 쓴 글들은 술술 읽혔고, 재미있었다.


"그래, 나도 이런 시절이 있었어."


일기장에는 총 5편의 시가 적혀 있었는데, 그중 가장 앞장에 적혀 있던 시는 "달"이란 제목을 달고 있었다.


제목을 보는 순간, 마당 한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서 보름달을 하염없이 쳐다보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그때는 아무것도 없는 하늘만 보고 있어서 행복했는데, 지금의 나는 행복해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가지고 싶은 것도 원하는 것도 너무 많다.


나는 잠시나마 순수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갔다.



어두운 밤 홀로 서서

싸늘한 바람맞으며

뜯길 듯한 몸 사이

돌볼 새 없는지


혼자 서서 묵묵히

걷고 있는 사람들

밝은 빛을 내주며

미소 지으며


언제까지 

혼자서

돌봐봅니다.


뜯길 듯한 몸 사이? 이런 문구는 어떻게 알았을까? 예전의 나, 참 귀여웠구나.  

일기장을 한 장씩 넘길 때마다 입꼬리가 점점 올라가고 있다.


(다른 글들도 계속해서 올려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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