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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다서영 Apr 14. 2023

꿈속이었지만, 현실이기를 바란 세상

에세이와 소설 그 어디쯤

꿈을 꿨다

나는 공중에 떠 있는 둥근 돔에서 살고 있었다. 멀리서 보니 버섯 모양의 흰색으로 된 집이었고, 윗부분이 둥근 돔으로 되어 있는 형태였다. 여러 채가 각기 다른 높이로 존재했고, 나는 날아다니는 보드 같은 것을 타고 다녔다.


내용이 더 있을지도 모르는데, 이미지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흰색의 버섯 모양으로 된 집들이 각기 다른 높낮이로 있던 것과, 내가 뭔가를 타고 하늘 위로 쑥 올라가는 장면뿐이다.

그리고 하나 더, 완벽하게 편안했던 감정 상태


꿈을 깨고 몽롱한 상태에서 어디선가 주워들은 내용들이 꿈과 연결이 되어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갔다.




그곳은 여기와는 완벽하게 다른 세상이다.

사람들은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다. 그럴 필요가 없다. 먹을 것에 대한 욕망도 없다. 먹을 것뿐만 아니다. 치열함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들은 지금 이 순간만을 위해 살아간다.

여행을 하고 싶으면 그냥 떠난다. 여행을 하다가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면, 그냥 생각만 하면 된다. 그러면, 경험을 나누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그렇기에 외로움도 존재하지 않는다.


노래를 부르고 싶으면, 부르면 된다. 청중은 자연스럽게 찾아온다. 시를 낭독하고 싶으면, 하면 된다. 공감해 주는 사람들이 언제나 곁에 있다. 서로가 서로를 원해서 만났기에, 그 어떤 판단도 잣대도 없다.


모든 만남에 억지스러움은 존재하지 않기에 질투도 짜증도 없다. 물론,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서로의 발전에 득이 되는 경우에만 만남이 이루어진다.


온 세상이 고요하고, 평화롭다. 그런데도 지루하지가 않다.


죽음조차 그들은 선택하고, 새로운 경험을 위한 탈피라고 생각한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없기에 세상을 보는 눈이 무척이나 따스하다.




단지, 상상만 했는데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리고 지금의 현실이 꼭 꿈같고, 꿈속의 세상이 현실 같다는 착각에 빠져 들었다.


언젠가는 그런 세상에 살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출근 지옥철을 향해 모든 감정을 죽이고 뚜벅뚜벅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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