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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다서영 May 26. 2023

멀리서 봤을 때는 정말 아름다웠다

어느 노부부의 대화

여느 때처럼 산책을 하던 중이었다.

산책길 중간쯤에 한 노부부가 마주 앉아서 오손도손 이야기하는 것이 보였다.


순간, 부러웠다.


남편이란 사람이 나이 들어서 함께 손잡고 산책 나올 수 있는 친구가 될 수 있겠구나.

나는 그런 친구를 만날 수 있을까?

나는 결혼에 대해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훨씬 많은 사람인데, 다정한 노부부의 모습을 보면서 결혼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노부부한테 가까워질수록 젊은 세대, 결혼 어쩌고 하는 말이 살짝살짝 들려왔다.

무슨 우연인지, 노부부는 결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것 같았다.


나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노부부의 곁을 지나갔다.


그런데 내가 지나자마자 들려오던 할아버지의 한마디.


"요새 계집들은 가정교육부터 제대로 받고 시집가야 해. 그게 안되니까 이혼을 하는 거잖아."


충격이었다. (°ロ°)

물론, 나한테 한 말은 아니겠지만, 아주 어렸을 때 빼고는 들어본 적이 없었던 계집이라는 말도 충격이었고, 이혼을 하는 이유가 가정교육을 제대로 못 받은 여자들 때문이라는 말도 충격이었다.

(할 말은 많지만, 그냥 하고 싶지 않다.)


할아버지의 말에 앞에 앉은 할머니는 수긍했다.


그리고 결혼에 대한 나의 생각은 다시 원상복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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