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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다서영 Jul 16. 2023

IoT 스위치 교체하다 식은땀 한 바가지 흘린 설

주의) 설치 방법에 대한 내용 없음

모기라면 치를 떠는 아버지는 모기장이 없으면,

잠을 못 주무셨다.

하지만, 모기장을 설치하면,

불을 끄고 켤 때 많이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해결책으로 부착형으로 자동 조명 스위치를 설치했는데,

부착형은 고장이 잦았다.


결국, 몇 날 며칠 고민한 후에 매립형으로 구입했다.


매립형은 스위치를 교체해야 한다.

설치를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기에, 나는 절연 장갑도 구매하고,

설치 동영상도 수십 번 돌려보면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했다.


드디어 설치를 하는 날.


제일 먼저 차단기를 내리고, 기존 스위치를 벽에서 떼어냈다.

그리고 영상에서 본 대로 연결된 선을 빼내기 전에 표시를 해두고 (전원, 1구, 2구 등)

새로운 스위치를 연결했다.


완벽한 설치!


혼자 뿌듯해하며 다시 차단기를 올리고, 스위치 전원을 켰는데,

전등의 불이 계속 깜박거렸다.


"아, 이게 잔광 현상이구나."


나는 아무렇지도 않게 아버지를 불러서 안방 LED 전등을 떼어냈다. (혼자는 죽어도 못함. 진심 무거웠음.)

잔광 콘덴서를 꽂는 것도 영상을 통해서 충분히 익혔기 때문에 자신 있었다.


그런데?


"이게 뭐야? 영상에서 본 거랑 다르잖아?!"


내가 영상에서 본 건, 작은 전등이 천장에 붙어 있는 구조였는데, 실제는 선 몇 개가 천장 구멍을 통해 길게 나와있었고, 연결 단자(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지만)에 온갖 선들이 꽂혀 있는 구조였던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영상과 다른 모습에 몹시 당황한 나머지 사진을 찍지 않고,

달려있는 전등을 그대로 잡아당겨버렸다.


허공에서 펄럭이는 전선들과 함께 나는 패닉에 빠져버렸다.


하지만, 이제 와서 포기할 수는 없었다.

얼핏 본 기억을 되살려서, 전등을 다시 달기 시작했다.


아버지와 하다가 결국 힘에 부쳐서 엄마까지 동원했다.

그날 우리 가족 모습(당시는 죽을 맛이었지만, 지금은 떠올리며 깔깔 웃고 있다)

결론은, 기술자를 불러서 해결했다.

(기술자 아저씨는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 기존에 있었던 문제까지 해결해 주셨다. 전등을 떼는 순간 연결된 전선이 순식간에 빠졌었는데, 연결 단자(?)에 문제가 있어서 그랬다고 하셨다. 새 걸로 교체해 주셨다.)


그리고 나는 다시는 무모한 짓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사람들이 다 잘하면, 기술자가 왜 있겠어?"


IoT 스위치를 구매해서 직접 설치한 수 천명의 구매 후기를 읽고 난 후였지만, 못하는 사람도 있는 거라며 자기 위로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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