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다서영 Jun 25. 2023

이제 (MBTI) T 성향을 이해할 수 있어요!

F에서 T로 변했거든요

T(Thinking) : 이성, 사고

F(Feeling) : 감정, 공감


어떤 상황에 대한 (MBTI) T와 F의 반응에 대해서 재미있는 SNS가 많이 올라오고 있다.

대부분이 "F는 T가 섭섭하다"라는 내용이었다.


그중 하나가, "나 우울해서 머리 했어."라는 말에 F는 "왜 우울해"란 말이 먼저 나오고, T는 "무슨 머리 했어, 사진 찍어 보내봐."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고 했다.


위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 역시 당연히 "'왜 우울해'란 말이 먼저 나와야지. 무슨 머리를 했는지가 왜 중요한데"라고 생각했었다.


친구는 지금 자기가 우울하다는 걸 알리고 싶어서 꺼낸 말이라고 확신한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 친한 친구 중 한 명이 내게 "나 오늘 열받아서 맛있는 것 좀 먹어야겠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나는 친구의 말에 바로 "뭐 먹을 건데? 매운 거 먹어"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바로 맛집을 찾기 시작했다.


그때는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는데, 나중에 내가 친구한테 왜 열받았는지를 안 물어봤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화들짝 놀랐다.


당시에는 열이 받아서 화가 나 있는 친구한테 굳이 열받은 이야기를 다시 꺼내서 화를 돋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미 지나간 상황을 되새김질하지 말고, 지금 현재 친구가 먹고 싶다는 것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본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은 맛있는 걸로 기분을 좋게 만들어줘야겠다가 먼저였던 것 같다.


만약, 열받은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면, "나 오늘 열받았어. 내 말 좀 들어봐."라고 말하지 않았을까?


물론, 이런저런 생각을 머릿속에 그려놓고 말하고 움직인 건 아니다. 당시에는 그냥 본능적으로 툭툭 튀어나와서 한 말과 행동이었다. 


그런데 그 본능이 예전이었다면, 바로 "왜? 오늘 무슨 일 있었어?"라고 물었을 텐데, 그러지 않았던 내 모습이 신기했을 뿐이다.


인간은 변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역시 그 말에 동의한다.


인간은 변하지 않는다.


아끼는 사람을 걱정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변하는 건 단지, 표현 방식일 뿐이다.

(물론, 진정으로 나를 아껴주는 사람들에 한해서입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지요.)


앞으로는 친한 지인들이 내 말에 공감하지 못한다고 상처받지 않기로 했다. (솔직히 어느 순간부터 신경 쓰이지 않았다.) 내가 우울해서 매운 걸 먹고 싶다고 할 때, 매운 음식을 추천해 주는 친구도 나를 걱정하는 마음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니까.


(그나저나, 다시 해본 내 MBTI는 INFJ에서 ISTJ로 바뀌어 있었어요. 소름....)

매거진의 이전글 오랜만에 책을 들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