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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다서영 Sep 01. 2023

꿈의 동물원?

미키는 아침부터 흥분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뛰어다녔다.

"미키! 어서 밥 먹어. 말 안 들으면 안 데려갈 거야."

안 데려간다는 엄마의 말에 미키가 입을 삐죽이며,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곧바로 실실 웃기 시작했다.

"그렇게 좋아?"

"당연하죠. 친구들이 다 부러워한다고요."

미키는 오늘 1박 2일 동안 동물원에 갈 예정이다. 겨우 동물원? 할 수도 있겠지만, 그냥 일반적인 동물원이 아니었다. 경쟁률이 어마어마했기에 자그마치 십 년을 기다렸다. 심지어 십 년은 짧은 편에 속했다. 몇십 년을 기다렸어도 티켓을 구매할 수 없어서 못 간 사람도 많았다.

엄마, 미나는 흥분한 미키에게 다시 한번 주의를 주었다.

"가까이 가서 볼 수 있는 기회는 딱 한 번뿐이야. 그때 뭘 하면 안 된다고 했지?"

"소리 내면 안 된다고 했어요."

"그리고 또?"

"또요?"

"절대 모습을 드러내면 안 된다고 했잖아."

"아, 맞다. 근데 왜요?"

"아~주 아주 예민한 동물이라서 그래. 낯선 것에 대한 경계심이 엄청나서 만약 우리를 보게 되면 놀라서 쓰러질지도 몰라."

"맞아요! 학교에서 배웠어요. 원래는 아무 때나 가서 볼 수 있는 동물이었는데, 그 예민함 때문에 특수한 동물원을 만들 수밖에 없었다고요."

"그래. 할머니는 어렸을 때 자주 가서 봤었다고 했었지."

"엄마도 처음 보는 거죠?"

"엄마도 처음이지. 예전에는 티켓 구하기가 더 힘들었으니까. 그래서 다들 꿈의 동물원이라고 부르잖아."

미나는 미키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가장 먼저 동물원 티켓을 예약했었다. 임신 중이면 당첨에 유리하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다 유언비어였다. 결국, 미키의 열 번째 생일을 몇 달 앞두고 연락을 받았다.

"확실히 티켓이 많이 풀리긴 했나 보네."

마침, 씻고 나오던 남편, 키우가 미나의 혼잣말에 호응을 한다.

"동물원 환경이 점점 좋아지고 있나 봐. 그래서 동물들이 여유를 많이 찾아서 티켓도 늘린 모양이야."

"예전에는 좁은 철장 안에 갇혀서 시름시름 앓다가 금방 죽고 그랬대."

"그래서 제이사에서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부어서 지금의 동물원을 만든 거잖아."

"동물원에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동물들이라니, 참 대단해. 제이사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을까?"

"소문으로는 제이사 전대 사장이 그 동물을 엄청나게 사랑해서 그랬다고 하더라고."

"제이사에 개인 동물원이 따로 있다며? 그중 가장 좋은 환경을 제공했는데도 죽어가서, 꿈의 동물원을 만들었다는 말, 나도 들었어. 얼마나 사랑했으면 그렇게 했을까?"

"그래도 동물은 동물이야."

"맞아. 동물은 동물이지."

"누군가 그러더라고. 만약, 그들이 동물원에 있지 않았다면, 이 세계는 멸망해도 벌써 멸망했을 거라고."

"설마, 아무 힘도 없는 약한 동물일 뿐이데? 단지, 심각하게 예민하다는 정도?"

"겉으로는 그렇게 보이지만, 내 생각에 그들은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잔인한 동물이야"

"... 엄마"

키우의 말에 흠칫한 미키가 조심스럽게 미나를 불렀다.

"미키가 무서워하잖아."

키우는 미키의 반응에 허허 웃음을 터트렸다.

"무섭기는 뭐가 무서워. 우리한테는 전혀 무서운 존재가 아니야. 내가 무섭다고 한 이유는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는 유일한 동물이라서 그렇게 말한 것뿐이야."

"잡아먹어요?" 

미키의 목소리가 점점 떨려왔다. 키우는 낮은 목소리로 음침하게 말했다.

"그냥 잡아먹는 것도 아니야. 아~주 잔인하게 머리를 써서 조금씩 조금씩 서로를 죽여버리지."

"우앙! 나 안 갈래. 엄마. 나 안 가."

미나가 한심한 표정으로 키우를 쳐다봤다. 그러자 키우가 깔깔 소리 내어 웃던 입을 조심스럽게 닫는다.




요즘 UFO에 관한 이야기가 자주 들려온다. 심지어 공신력 있는 뉴스에도 올라 오른 걸 보고, 이제 음지에만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에 살짝 기쁘기도 했다.

예전에는 UFO나 외계인 관련은 음모론으로 취급되거나, 누군가의 머릿속 환상에나 있는 이야기 취급받고는 했었다. (개인적으로 외계인의 존재를 믿고 있습니다.^_~)

https://www.youtube.com/watch?v=3GQIrS44ARI


최근 들어 유튜브에 올라오는 수많은 UFO 영상을 보면서(알고리즘 때문인지) , 문득 저 UFO들은 하늘 위를 가로지르며 뭘 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중 한 영상 속에서, 우르르 몰려든 사람들이 목이 빠져라 고개를 쳐들고 갑자기 나타난 UFO를 바라보고 있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몰려든 사람들이 왠지 동물원 속 동물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물원에 놀러 온 외계인들, 그리고 그들을 실어 나르는 UFO. 

하늘 위에서 고성능(?) 망원경으로 우리를 구경하고 있는 외계인들은 자신들을 보고도 더 이상 기도를 드리거나 쓰러지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서, 더 많은 이들이 구경 와도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나는 짧은 이야기 하나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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