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대한 자격지심 그리고 만난 사람들

나는 신이 궁금했다.

by 윤다서영

열아홉, 대학 입시에 실패했다. 재수를 한 건 아니다. 다만, 좋은 대학에 들어가지 못했다. 재수를 할 수도 있었지만, 열아홉의 나는 더는 공부가 하기 싫었고, IMF 전이라서 대학 졸업장만 있으면 아무 문제 없이 취업하던 시기였기에 미래에 대한 걱정도 크게 없었다.


큰 기대 없이 간 대학 신입생 시절, 나는 정말 불성실한 학생이었다. (비가 온다고 안 나가고, 춥다고 안 가고, 귀찮다고 안 가고) 학교에 대한 애정이 거의 없던 시기라서 더욱더 그랬을 것이다. 꽤나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 시기에 두 명의 사람을 만났다.


나처럼 입시를 실패했다고 생각했던 학교 선배와 해맑은 웃음을 가지고 있었던 과 동기.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않던 내게 선배는 이런 말을 했다.

"나도 이 학교 와서 많이 속상했어. 그런데 요즘 "신"께서 뜻이 있어서 나를 이곳으로 보낸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지금 나는 내가 좋은 대학에 갔으면 몰랐을 많은 감정들을 느끼고, 경험하고 있거든"

나는 선배의 말을 자기 위로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또 다른 한 명, 친하지 않았던 동기였는데 우연히 식사를 같이 한 적이 있었다. 친구는 환하게 웃으며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너희들과 같이 학교를 다닐 수 있어서 정말 기뻐. 참, 너네 알아? 내 이름이 예수님과 같은 거. 감히 나를 그분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름이 같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너무 행복해. 그런데.." 잠시 머뭇거리던 친구는 "근데 너희들 내 이름 기억해 줄래."라며 환한 미소로 물었다.

나는 뜬금없는 친구의 요청에 갸웃했지만, 어린아이처럼 순수한 미소를 보고는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하지만 그 후, 친구의 이름을 기억하고 부를 기회는 없었다. 친구가 한 학기만 다니고 휴학을 한 것이다. 원래부터 몸이 안 좋았는데, 부모님을 설득하고 설득해서 학교에 다닌 거라고 했다. 그런데 점점 몸 상태가 나빠져서 휴학할 수밖에 없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그리고, 예수는 복학하기 전에 하늘의 별이 되었다.


당시에 나는 두 사람하고 친분이 거의 없는 상태였기에, 그들의 말과 상황에 그 어떤 영향도 받지 않았다.


그저 내 주위에 힘든 일은 다 "신의 뜻"이라고 말하던 선배 한 명이 있다는 사실과 "예수님과 같은 이름"을 가졌다고 좋아했던 해맑은 동기가 한 명 있었다는 사실뿐.


하지만, 그 둘과 나눴던 짧은 대화는 20년이 넘은 지금도 내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나에게 불행이었던 대학은 선배에게 있어서 내적인 성장의 원동력이었고, 예수에게는 순수한 행복이었다. 나에게는 부끄러움이었던 대학이 누군가에게는 평안이고, 행복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둘 다 신에 대해서 말하고 있었다.


도대체 신은 뭐길래, 불행을 내적 성장의 자양분으로, 그리고 순수한 행복으로 만든 것일까.


나는 신이 궁금해졌다.


(예수야, 네 이름 처음으로 불러보는 것 같다. 너는 거기서도 해맑은 웃음을 짓고 있겠지? 흐릿해진 기억 속에서 유독 그 미소만 기억이 나. 나중에 만나게 되면, 내 이름도 불러 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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