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기록

일상

by 볕들sunlit

너와 함께하는 일상들은 그다지 특별하지 않았어.

오전에 나가서 다음 날 새벽에 들어올 정도로 바빴던 너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은, 네가 퇴근한 새벽 2~3시간 남짓뿐이었고 대부분의 시간은 혼자 있었지만 그게 그다지 외롭지는 않았던 것 같아.


출근하고 퇴근할 때마다 항상 듣던 ‘사랑해’라는 말,

새벽에 졸린 눈을 억지로 뜨며 나와 대화하고 싶어 하던 너의 모습,

일하는 중간중간 보내던 장난스러운 사진들이

‘외롭다’보다는 오히려 ‘함께’라는 감정을 느끼게 해줬지.


가끔 마중 나가던 너의 퇴근길에 멀리서 지친 듯 터벅터벅 걸어오다가도 나를 보면 환하게 웃으며 달려오던 모습을 보면 내가 더 행복했어

그 모습이 너무 좋아서 나는 지칠 때면 너의 퇴근길을 마중 나가기도 했지.


너는 데이트할 시간이 없다며 미안해하고 속상해했지만,

연남이나 잠실에서 북적이는 사람들 속을 돌아다니며 유명하다는 곳을 찾아가는 데이트보다

늦잠 자고 일어나 뭘 먹을지 고민하며 침대에서 뒹굴거리고, 해가 질 때쯤 집에서 나와 산책하며 갔던 집 앞 카페가

나는 더 좋았어.


그런 순간들이 모여 일상이 되었지

생각해보면 서로의 일상을 함께하는 것 자체가 특별했던 거였어.


나의 일상이 너로 가득해서,

너를 빼니까 빈자리가 너무 많더라

가끔 그 빈자리가 숨 막히게 외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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