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암 니슨 궁디때리는 딸아빠들
‘당신의 유아기는’ (햇살 아빠)
퇴근후 소파옆 아기침대에 누워있는 아이를 들여다보고 있다보면 많이 컸다 싶다가도 새삼 아직도 무척 작다는 생각이 든다. 밤잠의 장소로 낙점된 우리 부부의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을 봐도 영락없는 애기라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나온다. 어디서 이렇게 작고 귀여운 존재가 우리 집을 찾아오게 된 것인지 아내와 농담을 하기도 한다.
동글이 베개처럼 작은 아기의 모습은 나도, 아내도, 우리 형제들도 모두 같았을테다. 우리 부모님도 다르지 않았겠지. 세월을 겪고 성장하며 지금의 중노년이 되셨지만 내가 미처 경험하지 못한 영사기 속 흑백세상을 건너 지금의 모습이 되었을 것이다. 어떻게든 돌아갈 수 없는 과거지만, 아기를 안고 재우느라 온 집에 불이 꺼진 틈을 타 상상으로 부모님의 아기 시절로 돌아가본다. ‘그래 엄마는 나처럼 순했을 거야. 아니 내가 엄마처럼 순한거지. 아빠는 울음소리도 우렁찼을까? 당시 청년이었을 할아버지가 아빠에게 까꿍을 하셨을까’. 혼자서만 떠올릴 수 있는 장면이지만 잠시잠깐 왠지 모를 포근함을 느껴 본다.
철분은 아내가 먹지만 나도 철이 드는가 보다. 부모가 되면 성장한다더니, 그 성장이 내게는 ‘이해’로 시작되는 것 같다. 나를 이해하고 부모를 이해하는 아기 아빠. 괜히 오늘은 약간 센치해지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