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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R POST Jul 06. 2016

말해줘, 무싸 - 보이지 않은 두려움

보이지 않은 두려움 

http://www.eidf.co.kr/dbox/movie/view/143#


말해줘, 무싸 


말하지 않는다.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하고픈 말이 많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른다. 왜 말을 하지 못할까? 무엇이 나를 막고 있는 것일까? 


함께 있어도 함께 있는 것 같지 않고, 이곳에 있어도 이곳에 있는 것 같지 않다.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나를 감싸고 그 두려움은 나를 깊은 침묵의 세계로 이끈다. 


그 오랜 침묵에 누군가 다가와 선뜻 말을 건네지만, 난 그 따스함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모르겠다. 왜 나는 따스함에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는지... 



그곳에서의 삶 (이스라엘)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난 그저 선택되어졌다. 그리고 이곳에서 자랐다. 부모와 다른 언어도 쓸 수 있고, 여기 친구들의 말을 알아들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난 그들과 다르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들과 함께 할 수 없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래서 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른다. 그저 모든 말이 물거품처럼 날아가 버릴 것 같다.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나를 어떻게 바라볼지, 나를 다른 사람으로 여길지 두렵기 때문이다. 


아무 말하지 않는 것이 나를 보호할 수 있는 최선이다. 말하지 않으면 최소한 나를 보호할 수 있다. 침묵의 보호 아래에 있을 때 나는 평안함을 느낀다.  이 평안함이 두려움에서 올라오는 감정이다. 이 평안은 침묵만이 지킬 수 있다. 그래서 난 말하지 않는다. 


난 곧 내가 알지 못하는 내 나라로 돌아갈 것 같다. 부모님은 추방된다고 한다. 난 부모님의 고향이 어디인지 모른다. 거기가 내 고향인지도 모르겠다. 난 다르다. 난 학교 친구들과 다른 고향에서 온 것도 안다. 하지만 단지 난 이 두려움 속에서도 이 두려움을 떠나는 것이 두렵다. 가기 싫다. 두렵다. 



돌아감 (에티오피아) 


난 말을 한다. 꿈을 꾼다. 아이들과 뛰논다. 이곳에서는 선생님께 질문도 한다. 방과 후 친구들과 신나게 논다. 나를 감싸고 있던 두려움이 사라졌다. 난 사실 그 두려움이 무엇인지도 몰랐다. 지금도 모른다. 단지 지금은 다르다. 그리고 말을 한다. 


하지만 이스라엘 친구들이 그립다. 오늘 이스라엘 친구와 컴퓨터로 화상 통화를 했다. 난 친구에게 말을 했고, 친구는 눈물을 흐른다. 왜 우는지 물으니 내가 말을 해서 그런다고 한다. 


화상으로 전달되는 친구의 눈물을 보며 '나의 침묵을 조금은 이해하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오늘은 친구에게 나의 일과를 이야기했다. 친구는 운다. 나는 말을 한다. 이제 두렵지 않다. 하지만 친구가 그립다. 


지금은 나를 둘러싼 두려움을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지금은 이스라엘이 그립다. 


지금 나는 말을 한다. 



-말해줘, 무싸- 다큐 감독: 아낫고렌

이스라엘에 있는 무싸는 에티오피아로 언제 추방될지 모른다. 무싸는 말이 없다. 친구들과 손짓 몸짓으로 말을 한다. 무싸의 부모들은 언제 추방될지 모른 체 하루하루 생계를 이어간다. 어느 날 무싸의 삶에 새로운 이스라엘 환경이 다가온다... D-TV 클릭 http://www.eidf.co.kr/dbox/movie/view/143# (VOD 시청) 



Understand different 

H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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