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금 문제로 바라본 한국 사회의 민낯

탐욕의 권리금

by HR POST

권리금?


권리금이란 무엇일까? "권리" 말 그대로 권리이다. "금"은 말 그대로 돈이다. 권리금에 대해 지식 백과를 찾아보면 권리금은 관행으로 생겨난 금액이라고 말한다.



장사의 가치?


권리금은 장사의 가치일까? 권리금은 공간에 대한 가치를 누군가 장사를 하면서 올렸기 때문에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것이다. 그래서 다음 임차인에게 그 권리금을 요구하고 가치에 대한 보상을 받는다. 이때 소유주는 개입하지 않는다. 개정된 임대차 보호법에도 권리금 이전 개입에 대해 법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장사의 가치는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이 시장논리의 일반적인 상식이다. 하지만 이 가치의 인정에 뭔가 함정이 있는 것 같다?



바닥 권리금?


보통 장사가 잘 되는 자리에 높은 바닥 권리금이 형성되어 있다. 일명 장사의 "목"이라고 한다. 목이 좋아야 장사가 잘 된다는 분문율이 있는 것처럼 자리는 장사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어떤 이는 '장사의 시작이자 끝'이라고도 말한다. 그런데 장사를 하기 위해 좋은 목을 돌아다녀보면 그 권리금이 터무니없이 높다. 과연 장사를 해서 저 권리금을 회수할 수 있을까? 의심이 간다. 장사를 해서 매월 순이익을 차곡차곡 모아도 지금 낸 권리금만큼 돈을 벌 수 있을지...


그런데 여기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요즘 많은 장사꾼이 장사를 해 이윤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사가 잘 돼 그 좋은 목을 팔아 권리금 시세차익을 노리는 점이다. 권리금 시세차익? 이게 또 무슨 말인가? 권리금에 시세차익이 있다니... 이 권리금 시세 차익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1억의 권리금을 내고 들어온 자리가 몇 년이 지나 새로운 상권으로 형성된다. 사람들이 붐비는 지역이 된다. 주변에 상가들이 하나둘씩 생겨 사람들이 임대료를 높인다. 그 높아져 가는 임대료와 함께 올라가는 것이 있으니, 그게 바로 "권리금"이다. 이제 권리금이 2억이 되었다. 권리금 차익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상당히 높은 권리금 액수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모두 이 공간에 들어오려고 한다. 왜일까? 장사가 잘 되는 목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건물주는 권리금과 상관없이 올라간 건물값을 노리고 건물을 팔 생각을 한다. 세입자나 건물주나 서로의 이익을 생각하기 시작한다.



시설 권리금?


요즘은 맛보다 인테리어다. 사람들은 비슷한 맛이라면 멋진 인테리어가 구성된 가게를 선호한다. 보이는 것도 맛이 되는 세상이다. 장사를 하기 위해서 인테리어에 투자하는 돈이 기본이 1억 2억이다. 인테리어 견적을 받아보면 인테리어 비용이 얼마나 많이 드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과연 장사를 해서 몇 년 안에 이 인테리어에 든 투자 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까? 의심스럽다.


장사를 해서 매출이 아닌 순이익으로 1억을 모으기는 엄청나게 힘들다. 순이익은 매출이 아니다. 모든 경비를 제외한 순수하게 세입자에게 떨어지는 돈이다.


인테리어 투자 비용은 전적으로 자신의 비용이기 때문에 장사를 해서 번 순이익으로 투자금을 회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손해다. 문제는 너무 비싼 인테리어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서 열심히 장사를 해도 현재 투자된 인테리어 비용을 회수하기가 매우 어렵다. 미래는 불투명하다.


장사 시작 시에는 대부분 부푼 꿈을 꾼다. 엄청난 비용을 쏟아붓는다. 하지만 장사는 자신이 생각한 만큼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 세상은 자신이 생각한 데로 쉽게 흘러가지 않는다.


결국 권리금의 가장 큰 문제는 너무도 높은 금액에 있다. 끝도 없이 올라가는 바닥 권리금과 상당한 비용이 드는 시설 권리금이 권리금 문제의 근간이다.



건물주의 입장?


요즘 유행하는 말이 있다. "조물주 위해 건물주가 있다"는 말이다. 건물주가 자본주의 사회의 최상의 위치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건물주는 무조건적으로 절대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일까? 건물의 위치에 따라 적용되는 범위는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상가를 기준으로 한번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어느 날 '나있어'님이 건물을 샀다. 건물을 지을 수도 있다. 여기선 이해하기 쉽게 건물을 샀다고 치자. 건물을 매입한 '나있어'님은 건물에 세를 놓는다. 처음에는 생각보다 세가 나가지 않는다. 이 지역이 유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돈을 들여 건물을 샀지만 생각처럼 곧바로 수익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건물주에게 또 다른 숙제가 있다. 토지세와 건물세가 어느 날 지로용지와 함께 날아온다. 국가에 세금을 내라는 것이다. 건물을 살 때도 국가에 세금을 냈는데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세금을 또 내라고 하니 약간 불편하다. 아직 이윤이 없어 더 불편한 마음이다.


생각보다 세금이 높다. 보통 주변 임대 시세의 1달 임대료 가격은 될 것 같다. 토지세는 토지세대로 건물세는 건물세대로 따로 지불해야 한다. 세금에 있어 건물과 토지는 하나가 아니다. 어쨌든 '나있어'님은 정당한 세금을 내야 하는 국민이기에 세금을 지불한다. 하루빨리 임차인이 왔으면 한다.


임차인이 왔다. 임치인과 계약을 했다. 2년 계약이다. 5년을 하기에는 임차인 입장에서도 너무 길고 임대인 입장에서도 너무 길다. 장사의 성패를 어느 누구도 보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대인이 임차인의 장사를 고려하여 임대기간을 5년으로 늘렸다. 대신 5년 이내에 나갈 경우, 새로운 임차인을 인계한다는 조건이 달렸다. 임대인 입장에서 손해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거액의 금액을 투자하여 건물을 매입한 건물주는 건물값의 최소 8%는 수익을 얻어야 한다. 최소한 은행 이자보다는 수익을 얻어야 한다. 그래야 건물에 투자한 돈을 회수할 수 있다. 건물주는 건물에 대한 감가상각비도 고려해야 한다. 건물의 노후화는 결국 건물주의 몫이기 때문이다.



세입자의 입장?


새로운 마음으로 장사를 시작한다. 대박의 부푼 꿈을 꾼다. 사람들이 몰려오고 엄청난 매출을 올릴 거라 기대한다. 그래서 장사를 위해 많은 돈을 투자했다. 최소한 2년 내에 투자비를 뽑아야 한다.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부푼 마음을 품고 미래를 설계한다. 하지만 장사는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 현실은 다르다.


그런데 장사가 잘 돼도 걱정이다. 어떤이는 임대기간이 짧기에 건물주가 나가라고 하면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옆집 '나가리'는 00에 장사를 시작했는데 장사가 잘 돼 유명해지니 건물주가 건물을 팔고 나갔다. '나가리'는 새 건물주에 의해 쫓겨났다고 한다. 법적 소송을 했지만 졌다. '나가리'는 나가리 되었다.


'안나가'님은 장사가 안 돼도 걱정이고 잘 돼도 걱정이지만 다행히 이전 임차인이 없어 권리금이 없었다. 그래서 장사가 잘 되면 다음 임차인에게 높은 권리금을 받고 나갈 생각을 하고 있다. 이때 권리금은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되기 시작한다. 새로운 투자 영역이 된다.



권리금의 덫


권리금 문제의 핵심은 무엇일까? 권리금이 왜 이리 높을까? 일명 '좋은 목'에는 상당한 권리금이 책정되어 있다. 그만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장사가 자신의 생각처럼 되지 않는다. 도박이다. 권리금은 '나도 할 수 있다'는 도박적 심리가 작용한다. 그리고 막대한 돈을 내고 그 도박에 뛰어든다. 건물주는 그 도박을 부추기고 세입자는 그 도박에 배팅한다.


세입자도 권리금을 기대한다. 높은 권리금은 건물이 없는 자신을 보상해 줄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장사를 열심히 해서 이 공간이 유명해지면 높은 권리금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오랫동안 장사를 할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여기에 또 다른 함정이 기다린다. 건물주의 마음이다.


건물주는 권리금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전 임차인이 어떤 액수로 자리를 내주었는지 몰라도 건물주는 건물의 가치만을 받으면 그만이다. 수익을 내면 끝이다. 건물과 공간의 가치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이곳에 새롭게 들어올 사람도 돈 때문에 들어온다. 건물과 공간에 대한 가치는 돈의 액수로 측정될 뿐이다. 이때 건물주는 조물주가 된다.



권리금에 대한 탐욕


문제는 돈에 대한 탐욕이다. 탐욕에 기반한 각자의 기대감이 결국 서로에 향한 칼이 된다. 건물주는 세입자에게 세입자는 세입자 본인에게 칼이 된다. 각자의 환경과 사정은 조금은 다르지만, 권리금이 늘어나는 것은 보이지 않는 이익에 대한 탐욕을 근간으로 한다.


만약 탐욕이 아니라면, 보증금과 장사 수익에 대한 적정한 임대료를 책정하면 그만이다. 보증금은 건물주의 심리적 안전을 보장하고 임대료는 자리에 대한 가치로만 측정되면 된다. 그리고 장사의 이윤을 내기 위한 임대기간을 2년이 아닌 5년으로 보장하면 된다. 최소한 임차인이 임대료 대비 수익을 낼 수 있는 기간을 보장하면 된다. 업종에 따라 수익률은 조금은 다르겠지만 업종의 수익률을 고려하여 임대인과 임차인의 임대 계약 기간을 설정하면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갑자기 여기서 권리금이 불쑥 들어온다. 어떻게 보면 세입자의 장사의 가치를 인정해달라는 정의 같아 보이지만, 이 권리금은 결국 다른 세입자를 죽이는 칼이 되고 만다. 그리고 부푼 꿈을 안고 건물을 매입한 건물주에게도 칼이 되어 세입자와 전쟁을 하는 요인이 된다. 합리적인 임대료와 충분한 장사 기간을 보장한다면 권리금의 문제는 새롭게 재해석될 수 있다.


왜? 지나친 권리금 책정으로 서로의 삶에 칼을 들이 되는 될까? 권리금이 주는 금액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일까? 한국 사회의 자본주의의 탐욕의 민낯이 권리금에 의해 드러나는 것은 아닐까? 대박을 꿈꾸며 빠른 성공을 원하는 경제환경의 민낯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누구를 위한 권리금일까? 누구를 위한 권리일까? 돈일까? 사회 분열의 원인이 되고 있는 권리금의 존재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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