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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R POST Oct 23. 2016

우리는 모두 밀정이었다.

영화 밀정을 보고 

질문? 


일제강점기 시대는 어떤 시대였을까? 어릴 적 어른들에게 6.25와 일제강점기 시기를 물어볼 때 어떠한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 이상했다. 분명히 하실 말씀이 많으실 텐데 이미 돌아가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어떤 말씀도 하시지 않았다. 어릴 적 나는 이해할 수 없는 어른들의 행동이었다. 


그렇게 어른이 되고 세상을 살게 되었다. 세상살이가 녹록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이상했다. 단순할 것 같은 세상은 단순하지 않았고, 쉬울 것 같은 세상은 쉽지 않았다. 일반적인 윤리 시험의 답안처럼 세상을 살기가 어려웠다. 모든 것이 엮여 있었고 세상 속의 나는 매우 초라한 모습이었다. 



시대? 


밀정은 일제강점기 시대의 사람들의 군상을 보여준다. 독립을 꿈꾸는 의열단 단원, 배신하는 의열단 단원, 조선 총독부에서 일하는 조선인, 일본을 배신하는 비밀경찰, 일본을 위해 조선인을 죽이는 비밀경찰, 속고 속이는 배신의 연속 속에서 그들은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영화는 그런 인물들을 그린다. 일본인 통역으로 경찰의 신분까지 올라간 조선인 이정출은 언어라는 무기로 일본 사회의 경찰의 신분을 얻게 된다. 그 후 이정출은 조선인 의열단을 잡으며 자신의 입지를 더욱 곤곤히 하려 한다. 하지만 의열단은 매우 비밀리에 움직이는 조직이라 그 조직을 침투하여 제거하기가 힘들었다. 결국 그는 의열단에 밀정으로 비밀 잠입을 한다. 


영화는 이정출의 마음의 변화를 그려낸다. 캐릭터는 살아있고, 당시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시대는 암울했고 시대에 살아가기 위해 자신의 삶을 선택한 사람들에게 영화는 말한다. 끊임없는 밀정의 연속에서 당신이 선택할 밀정은 어디인지...



밀정 


영화를 보며 침묵했던 이제 고인이 된 어른들이 생각났다. 당시를 산 분들의 삶은 어떠했을까? 그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일상을 사셨던 많은 분들의 마음에 있던 설움들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그 아픈 기억을 왜 자손들에게 말하지 못하셨을까? 독립을 추구하시기보다는 침묵을 택하신 것일까? 아니면 당시의 아픔을 꺼내기 힘드신 것일까? 


암울했던 시기에 우리는 누구를 욕할 수 있을까? 이정출의 변심으로 이정출을 용서할 수 있었을까? 이정출에 의해 희생된 수많은 조선인들의 가족은 이정출을 용서할 수 있었을까? 그의 변심이 그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었을까? 


마지막 엔딩에 나무 사이로 아무런 원대한 대사 없이 묵묵히 걸어갔던 이정출은 과거의 잘못을 씻기 위한 침묵을 선택한 것일까? 그는 아무 말 없이 다음에 보자며 조용히 폭탄을 건넨다. 


영화는 보는 내내 가슴을 묵직하게 한다. 살아생전 독립을 못 보고 형무소의 따스한 햇살에 눈을 감으신 분들의 마음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가슴이 아픈 역사는 현재도 계속되고 있지 않는지... 


Understand different 

Raw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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