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나열을 넘어 문제의 본질에 집중하자
뉴스는 사실에 기초해야 한다. 하지만 사실들은 관점의 프레임 위에 디자인된다. 그래서 어떤 주제에 관해 각 언론사의 논조가 제각각이다. 대부분 그 프레임 세팅은 데스크를 통해서 이뤄진다. 그래서 누가 데스크에 앉아 있냐는 해당 언론사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매우 중요한 포지션이다. 현재 가장 이슈가 된 언론사도 사실 과거에는 조중동이라고 불리는 매체 중 하나였다.
최근 정국을 보면, 사실 염려가 된다. 문제의 본질보다는 사건의 나열이 뉴스의 쟁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건의 나열이 계속된다면 문제의 본질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언론은 사건의 나열을 통해 얻는 독자의 희열보다 문제의 본질에 대한 독자의 사고에 집중해야 한다.
SNS의 발달로 수많은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게 되었다. 대부분 댓글이라는 짧은 문장을 통해 뉴스에 반응한다. 그 반응들이 모여 하나의 큰 담론을 형성하기도 한다. 하지만 댓글에는 뉴스의 함정이 있다.
커뮤니케이션 이론에는 침묵의 나선형 이론이 있다. 그 이론은 과거 매스 미디어에 적용되는 이론이지만, 소설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미디에도 이 이론이 접목될 수도 있다. 댓글에서 형성된 담론에 반대되는 담론을 가진 사람들은 댓글에 반박하기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가지고 침묵할 수 있다. 이것이 이미 형성된 담론에 대한 대중의 침묵이다. 이 침묵의 대중은 언론이 보는 시각보다 그 수가 많을 수 있다.
이 침묵 현상을 무시할 수 없다. 뉴스가 계속되며 하나의 담론만을 가진 사람들의 댓글은 점점 불타오른다. 하지만 그 불은 그 댓글을 작성하는 사람에게만 적용된다. 그리고 그 댓글의 질은 점점 떨어진다. 대부분 '좋아요'나 함께 동조하는 분위기의 단순한 '욕' 같은 언어가 지배하고 있을 뿐이다. 진짜 문제는 댓글들이 논리적인 부분에 대한 직접적인 토론이 부재하기 때문에 다수의 많은 사람들이 이미 형성된 댓글 담론에 적대감을 가질 수도 있다. 그리고 침묵의 대중은 이 댓글 담론을 또 하나의 집단으로 치부할 수 있다. 정작 문제에 대한 객관적인 토론이 부재해진다. 이는 결국 더 큰 담론을 형성하지 못하는 장애가 된다.
네거티브 여론은 온라인 상에서 자신들이 승리한 것 같은 착각을 준다. 하지만 그 실체를 막상 개봉할 때는 그 상황이 전혀 다름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네거티브 여론은 다시 한번 좌절한다. 그것이 바로 투표다. 유권자는 댓글에 형성된 담론에만 표를 던지지 않는다. 인터넷에 보이는 유권자보다 보이지 않는 유권자가 사회에는 더 많이 일상을 살아간다. 그래서 소수의 댓글이 감정적으로 치우쳤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함정은 빙산 속에 감춰진 대중의 이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승리감이다. 이것이 선거 패배의 중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래서 진보적인 언론은 사실에 대한 뉴스가 네거티브로만 치우쳐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특종에 대한 자아도취 감을 잠시 내려놓고 모 언론사의 데스크의 글처럼 진짜 겸손해져야 한다. 그리고 진짜 문제의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이성적으로 토론해야 한다. 이성적 토론은 오히려 더 많은 유권자를 자기편으로 만들 수 있는 이기는 법칙이 된다.
만약 사건 나열의 프레임에 사건 배열만으로 뉴스가 흘러간다면 어렵게 문제를 제기한 힘든 첫 수고가 시간이 가면 갈수록 흐지부지 되어 버릴 수 있다.
뉴스는 프레임에 의해서 사실이 전개된다. 그래서 프레임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네거티브 사건만 계속 나열되면 프레임의 본질이 희미해진다. 뉴스는 문제의 본질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 문제는 본질이다. 민주주의 본질에 대한 각성과 앞으로 변해야 할 민주주의 변화에 대한 어젠다가 세팅되어야 한다. 그것이 사회를 진정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뉴스의 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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