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동문 서점 / 동문 카페 & 빈브라더스

by HR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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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브라더스 원두


서점을 시작하다. 처음 고려한 것은 서점의 생존이었다. 책을 팔아서 생존할 수 있을까? 어렵다. 그렇다면 카페를 해야 하나? 그것도 아니다. 무엇이 옳은 것일까? 그 고민 가운데 서점을 중심으로 한 문화 공간을 만들자는 답을 내렸다.

사실 일반 서점의 경우 커피를 팔 수 없다. 일반음식점 허가가 나오지 않으면 해당 행정부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 서점에서 음료를 팔기 위해서는 우선, 일반 음식점 등록이 최우선이다. 그리고 서점을 부업으로 등록해야 한다. 서점의 경우 소매로 등록된다.

음료를 파는 것은 식품 위생법에 관련이 되어 있다. 그래서 복합 문화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일반음식점으로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 서점을 등록하여 한 사업자 등록증에 두 개의 업을 할 수 있도록 행정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 블로그를 많이 찾아 봤지만, 잘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아무것도 모른 체 하나하나 진행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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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부에서 허가를 받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물론 법의 테두리 안에서 허가를 받는 것이지만, 그 법이라는 것이 가끔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현장에서는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 법이 커버할 수 없는 영역의 현실이 늘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곳에 공무원의 재량권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동문서점은 일반 음식점 승계를 통해 카페의 성격을 가져올 수 있었고 부업으로 소매, 서점을 등록하였다. 그래서 동문 서점은 카페+ 서점이라는 성격을 띨 수 있었다.


카페 + 서점


혹시나 모를 공무원의 태클을 고민해 카페 동문이라는 상호는 승계시 그대로 사용했다. 사실 카페 동문이라는 상호로 인해 동문 서점 공간을 카페로 볼까 걱정이었다. 동문 서점은 카페는 아니다. 흔히 책을 읽고 커피를 마시는 북 카페 성격이 아니다. 서점이라는 분명한 아이덴티티를 기반으로 음료를 공유하는 카페 공간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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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이런 문화 공간의 정체성을 가져올 수 있을까? 그리고 이 공간은 도대체 무엇인가? 우선 카페에 대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했다. 고민했다. 이외로 답은 간단했다. 커피를 서점과 어울리게 잘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단순히 커피를 파는 게 아니라, 충분히 그 맛과 깊이를 느낄 수 있는 맛이 필요했다.

그래서 오랫동안 사랑한 '빈브라더스' 원두 구입을 결정했다.


빈브라더스는 합정동을 시작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국내 커피 브랜드이다. 지금은 몇 개의 직영점을 낼만큼 급성장한 기업이다. 원두는 다양한 브랜딩을 통해 그들만의 맛과 향기를 낸다. 빈브라더스가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만들었던 '블랙 슈트'는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한다.

깊은 맛과 달콤한 맛이 처음과 끝을 잘 나뉘어 입안에 다양한 미각을 느끼게 해 준다. 깊이 있는 묵직함과 속이 꽉 찬 풍부함 그것이 빈브라더스 원두의 가장 큰 장점이다. 원두 선택에 특별히 고민할 여지가 없었다. 생각하는 동문 서점의 카페 의미를 빈브라더스가 충분히 부각시킬 수 있었다.


서점과 카페 사이 / 우리는 카페를 어떤 공간으로 보는가?



서점과 카페의 모호성에서 서점이라는 하나의 정체성을 만들기 위해서는 블랙 슈트를 입은 빈브라더스 원두를 영입해야 했다. 그리고 오랫동안 커피를 제작해 온 매니저님을 스카우트해야 했다. (나름의 채용 과정을 걸쳐 함께 한 매니저님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해야겠다.) 빈브라더스 블랙슈트는 마치 지성을 확장시키는 고객을 향한 품격 있는 서비스 같았다.

빈브라더스 원두는 전주 서점 거리에 그윽한 향기를 낼 것이다. 빈브라더스 원두는 향기로 고객들을 찾아가 그 맛으로 이끌어 사람들을 동문 서점으로 오게 할 것이다. 또한 고객들의 독서를 더욱 한층 깊이 있게 몰입할 수 있도록 돕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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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독서

원두 테스팅을 통해 최상의 커피를 제공하고자 한다. 커피와 책은 어떻게 보면 하나이다. 커피를 마심으로써 몸의 긴장을 이완 시켜주고, 이완된 몸은 책의 지식을 받아들일 수 있는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어 준다.

책은 커피의 맛을 더욱 깊이 있게 느끼게 해준다. 차 한 잔의 따뜻한 온기가 몸에 퍼져 나가면 책이 주는 지성은 몸에 고스란히 체화될 것이다. 그리고 책의 지성은 온전히 본인의 것이 될 것이다.

따뜻한 커피 한 잔과 깊이 있는 독서는 동문 서점 / 카페 동문에서 느낄 수 있는 여유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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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의 또 다른 이름


사실 카페는 커피만 마시는 공간이 아니다. 프랑스 파리를 가면 곳곳에 '드 카페'가 보인다. 카페는 예로부터 철학이 있는 공간이었다. 사람들은 카페에 모여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이야기했고, 삶의 의미와 철학을 논했다. 만약 커피만이 목적이었다면 굳이 카페에 모여 커피를 마실 이유가 있을까?

카페는 단순히 음료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다. 카페는 문화의 공간이고 모임의 공간이자 너와 나의 공동체의 공간이었다. 프랑스 사람들이 전체주의에 빠져 있었다면, 카페에 모인 사람들은 개인의 지성에 대해 논하며 고민했을 것이다. 논의는 절대 전체주의로 사람들을 이끌지 않는다. 개인의 지성 확장이 온전한 민주주의를 만드는 토양이 된다.


image_5250757671510593210543.jpg?type=w966 동문 서점 입고 책


그렇다면 서점과 카페는 무엇일까?


흔히 말하는 북 카페는 카페가 있고 개인이 책을 읽는 공간이다. 사실 책을 읽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그래도 책과 서점이라는 연결고리가 이어진 카페에 가까운 공간이다.

하지만 동문서점은 조금 다르다. 이곳은 커피와 책의 연결고리가 아니라, 문화의 공간이자, 대화의 공간, 그리고 지성의 공간이 되고자 한다. 즉 서점을 기반으로 한 사람들이 모이고, 그리고 개인이 지성 발전을 모색하는 개인 아지트이다. 커피는 단지 거들 뿐이다. (슬램덩크 대사처럼)

마치 프랑스의 카페에 사람들이 모여 철학을 논하듯이 동문 서점은 사람들이 모여 철학을 논하는 공간이 되고 싶다. 그리고 그런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다. 카페의 본질적인 의미인 '대화' 그리고 '철학'이 존재할 것이다.

그것은 단순히 책만 진열하는 단순히 커피를 판매하는 곳만이 아니다. 좋은 책을 선정하고 좋은 음료를 내어주는 것, 그리고 그러한 공간을 만들어 나가는 것. 그것이 동문 서점 / 카페 동문이 나아갈 큰 방향성이다.

아직 동문 서점에는 책을 많이 입고하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한 권, 한 권의 책에 충분한 의미를 담고 싶기 때문이다. 책이야 오늘이라도 당장 100권이든 200권이든 주문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100권을 읽느냐 200권을 읽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1권을 읽더라도 그 읽은 책을 가지고
상대방과 이야기할 수 있느냐? 가 더욱 중요하다.


우리는 책을 많이 읽었다고 자랑을 하고, 많이 읽었다고 권위를 내세운다. 과연 그것이 필요할까? 책은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하기 위해서 읽는 것이 아닐까? 우리의 교육은 혼자 책을 읽고 혼자 글을 쓰고 누군가로부터 평가를 받으면 끝이 난다. 과연 그것이 중요할까? 논술 시험을 보는 과정, 유명해지기만 원하는 글쓰기.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일까? 그리고 그것이 정말 세상을 변화 시킬까? 의문스럽다.

변화를 위한 책은 한 권을 읽고
그 내용에 대해서 누군가와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똑같은 이야기라도 서로 다르게 느끼는 각자의 시각을 인지한다. 그 과정이야말로 책을 함께 읽는 카페가 가진 본질적인 기능이다. 햇살 좋은 날, 자전거를 타고 대학 시험 준비를 위해 카페로 달려가는 수험생의 모습을 언제쯤 볼 수 있을까? 철학 문제가 나오는 수능 시험지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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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 서점 / 카페 동문은 그 본질의 힘을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이제 책장이 들어오고, 이번 달 말에 큰 테이블이 들어온다. 공간과 가구의 배치가 점점 갖춰지고 책들이 하나하나 입고가 된다. 음료는 고품질의 재료를 이용하여 실력 있는 바리스타이자 매니저가 따뜻한 손길로 제공한다.

동문 서점을 통해 전주 서점 거리의 변화와 시민들의 변화가 시나브로 일어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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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 완산구 경원동 서점 거리 동문 길 114
동문 서점 / 카페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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