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것과 지금의 추억 / 침묵

by HR POST
dongmoo.jpg?type=w966

새책과 헌책 & 과거와 미래

사람은 과거를 추억하며 사는 것일까? 살다 보면 과거를 회상하며 좋았던 기억들을 떠 올린다. 지금의 모습이 왠지 초라하고 볼품없을 때, 과거의 모습을 떠오르곤 한다. 젊은 날의 회상일까? 그토록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기억들. 무언가를 찾아 헤매던 시절들, 현재의 나이 위에서 뭔가를 이루었을 것 같지만, 아직도 변함없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곤 한다. 나이와 성취는 정비례는 아니었다.

과거와 지금은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 지금의 자신은 과거에 바라던 미래의 모습일까? 아니면 과거의 현실적인 결과일 뿐인가? 미래는 조금 더 긍정적일 수 있다면, 현실의 결과는 부정적인 느낌이다. 현재의 모습은 사실 있는 그대로 자기 자신이며 과거와 연결되어 있는 자아이다. 그래서 현재에 과거를 회상하는가 보다.

과거의 아픔, 절망, 슬픔들 그리고 기쁨, 환희, 성취감 이 모든 것을 사랑하자. 그것이 지금 나를 사랑하는 시작일 테니... 그리고 휴식을 취하자. 현재와 과거를 만나게 하자.

IMG_7160.jpg?type=w966

일층을 바라보며 이런 생각에 빠진다. 바 테이블 앞에는 홀로 오는 사람들의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가끔은 혼자 있는 자리를 찾고 싶지만 어딜 가도 누군가와 마주 봐야 하는 자리들이 있다. 식당이라도 가면, 혼자 밥을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없다. 4인용 식탁을 혼자 차지하기라도 한다면 염치없다고 눈치를 받는다. 혼자인 사람에게 너무나 박한 세상은 아닐까...

그래서 혼자만의 공간을 제공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공간, 그런 공간이 필요했다. 자신을 만나고 스스로를 다독인다면 사실 둘이 있을 때보다 더 큰마음의 위안을 얻을 것이다. 스스로를 위안하는 것. 그것은 정말 큰 위로가 된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각자의 자리에서 보이지 않는 경계선에 구분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모두가 주인공이고 모두가 한 편의 드라마의 작가이다. 그래서 모두들 그리도 할 말이 많은가 보다. 친구들과 함께 온 사람들, 가족과 함께 온 사람들, 각자 쉴 새 없이 서로의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잠시 침묵으로 서로의 모습을 쳐다볼 여유는 없다. 사실 침묵만큼 더 큰 삶의 정리는 없다. 누군가와 이야기하며 정리하는 삶의 정리보다 혼자만의 정리는 더 큰 평안을 가져다준다.

요즘 들어 침묵의 시간을 갖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든다. 뭔가 이룬 것 같지만 이룬 것 같지 않은 느낌은 삶에 공허함을 주고, 뭔가 나아가는 것 같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감출 수 없는 감기 같은 불안은 점점 지치게 한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하소연하는 것보다는 조용히 글을 쓰며 침묵의 시간을 갖고 싶다. 침묵을 막는 온갖 잡생각들이 사라지게 소리를 줄이고 싶다. 무언가를 말하는 것보다는 무언가를 말하지 않는 힘을 기르고 싶다. 어쩌면 지금 그 힘이 필요할지 모른다.


IMG_7103.jpg?type=w966

조용히 서점에 앉아 누군가의 생각을 보며 수긍하기도 하고, 누군가의 생각이 이해가 되지 않아 몇 번이고 다시 읽기도 한다. 하지만 책을 잠시 멈추고 숨을 참고 침묵할 때, 나의 생각이 아직 많이 정리되지 않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때부터 생각은 정리가 시작된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시간 속에서 안정적인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무언가를 하는 것보다는 무언가를 하지 않는 침묵"이 시간을 들여다보는 능력일 것이다. 조용히 음악의 힘을 빌려 집중하기고 하고 볼펜의 힘을 빌려 생각을 정리하기도 한다. 침묵이 주는 삶의 평안함이 눈꽃처럼 차분히 마음에 내려앉으면 그때부터 생각을 해도 삶이 그렇게 늦지는 않는 것 같다. 침묵하며 조용히 떨어지는 눈을 기다리기로 한다.

전주시 동문길 114
동문 서점

keyword
작가의 이전글책이 필요한 시대 / 전주 동문 서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