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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R POST Feb 24. 2018

게스트 하우스 단속에 대한 고찰

문화에 개입하는 정부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609421&ref=A


원인 : 살인 사건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게스트 하우스 종업원이 투숙하던 여성을 살해 했다. 이 사건 이후 정부에서 게스트 하우스 파티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인다. 



정부의 입장 


게스트 하우스 파티는 불법이다. 그 이유는 


농어촌 민박업 :  농어촌 민박업에서는 주류와 음식을 팔 수 없다. 일반음식점으로 허가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주도 게스트 하우스는 대부분 농어촌 민박업으로 허가를 받는다.



생각해 볼 문제? 


왜? 농어촌 민박업인가? 


한국 정부의 숙박업 허가는 크게 두 가지 법률에서 진행된다. 관광진흥법과 건축법이다. 지자체 행정부는 대부분 우선 건축법을 우선한다. 건축법상 상업지역을 제외한 지역은 숙박업 허가가 불가하다. 


문제는 상업지역은 매우 제한된 행정 지역이고, 많은 이권이 개입되어 있어 지대값이 비싸다. 그래서 정부가 말하는 숙박업은 상업지역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게스트 하우슨 같은 작은 숙박업들은 사실 숙박업 시작이 불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일반 음식점(주류 판매 가능) 업태는 1종, 2종 주거지역에 개업이 가능하나, 숙박업은 상업지역에서만 허가가 가능하다. 숙박업과 일반음식점이 함께 허가가 날 수 있는 지역은 상업 지역 밖에 없다. 건물을 따로 따로 지어서 한 쪽은 민박업을 하고 다른 한쪽은 숙박업을 하는 편법 행위도 있지만, 현 법률상 엄연히 편법이다. 


그나마 호스텔이라는 개념이 생겨 도로 12m가 있는 곳에는 호스텔을 지을 수 있는데, (숙박과 편의 시설, 하지만 이곳 역시 일반음식점을 따로 허가 내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호스텔 허가는 그 기준이 모호하여 해당 부서조차 정확한 허가 조건을 알지 못하는 실정이다.  


숙박업은 유흥인가? 


시대가 변하고 페러다임이 변하고 있는 요즘, 숙박업은 아직도 유흥가에만 허가가 가능하다. 유일하게 허가가 날 수 있는 조건은 관광진흥법 요건으로 허가를 내는 농어촌 민박업, 도시 민박업, 한옥 체험업등이 있다. 


관광진흥법의 한계, 허가라도 해주나? 


관광진흥법상 호스텔, 한옥 체험업, 도시민박업(현행법상 외국인만 숙박가능), 농어촌 민박업이 있다. 이들 형태는 외견상 모든 지역에서 창업이 가능해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허가가 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유는 건축법, 도시 경관, 기타 지역 관련 법률에 의해 실질적 허가가 나기 어렵다. 그래서 사실 대부분의 제주도 게스트 하우스는 농어촌 민박업으로 허가를 받는 것이다. 


불법? 허가 조차 내주지 않는 정부의 규제 안에서 농어촌 민박업의 문제는 무엇인가? 


제주도의 인기? 


제주도가 여행지로서 각광을 받으면서, 예전에 있던 민박집들은 사라지고 "게스트 하우스"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제주도의 화려한 렌탈 하우스라는 개념도 사실 크게 보면 농어촌 민박업이다. 그래서 제주도 읍면에 설치된 대부분의 숙박업은 농어촌 민박업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어떤 한 범법자에 의해 제주도의 게스트 하우스 파티는 단속의 대상이 된다. 


단속의 문제 


첫째로 대부분의 영세한 농어촌 민박업 들이 파티(대부분 2만원 정도 내외)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일까? 저녁에 2만원 상당의 회비를 걷어 파티를 통해 주류와 음식을 팔아 많은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일가? 파티 후 뒷처리에 대한 고통, 파티 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들을 감수하고 2만원의 회비를 걷어 파티를 하는 것일까? 금액이 너무 작지 않나? 


둘째로 만약 제주도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려면 형평성 상, 양평이나 가평에 있는 펜션에서 제공하는 숯과 화덕에도 단속을 해야 한다. 폔션에서 고기 파티를 하는 것은 왜 단속을 하지 않는가? 폔션 주인이 숯을 제공하거나 고기를 제공한다면 그것도 불법일까? 



무엇을 단속하는가?  


정부의 단속은 제주도 농어촌 민박업의 주류 판매와 음식 판매에 대한 단속일까? 아니면 살인 사건 방지 대책인가? 


정부가 주류 판매와 음식 판매에 대한 단속을 강화 한다면 일시적으로 회비를 걷어서 저녁에 파티를 하는 제주도 여행자 문화에 대한 지나친 정부 개입이 아닐까? 민박집들이 매순간 음식을 파는 것도 아니고, 회비 18000원을 걷어서 당일날 술과 고기를 사고 여행 후 여행자들과 함께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내는 것이 불법인가? 법률상 불법이다. 일반 음식점이 아니니까... 그런데 회비를 걷어서 판매하는 것도 불법일까? 모호하다. 


만약 여행자 파티가 투숙객에 한해 원하는 대로 18000원 회비를 걷어서 만남의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이라면 그것도 불법인가? 업소에서 주류와 고기를 팔아서 문제가 되는 건가? 만약 회비에 대한 업소 주인의 심부름 개념이라면 그것도 불법인가?  


둘째로 이번 단속이 살인 사건 방지 대책이라면 정부는 젊은 남녀들이 낮에 여행을 하고 저녁에 모여 술을 먹는 것을 법률로서 통제하는 것이다. 제주도 게스트 하우스 파티를 살인 사건을 낳는 원인이라고 진단한 걸까? 만약 게스트 하우스 파티를 단속하는 것이라면, 사실 이건 큰 문제다. 내가 오늘 어느 민박집에서 사람들과 회비를 걷어서 술 한잔 하는 것이 살인 사건을 저지를 수 있는 위험이라고 정부에서 정의내리고 있는 것이다. 무서운 발상이다. 


H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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